Tag Archives: 사랑

그 남자와 그 여자의 사랑

By | 2017-03-19

나의 두번째 직장에서 만난 그 사람은 세칭 명문대라고 하는 곳을 나와 미국에서 석사를 마치고 귀국해서 대기업 연구소에 다니게 된 이른바 유학파였다. 집안도 좀 괜찮아서 아버지가 의사였던가.. 아내의 집안도 비교적 유복하여 요즘 표현으로 금수저 가정이라고 할만 했다. 새집으로 이사한 뒤에 집들이를 한다고 연구실 사람들을 초대했는데 가서 보니 식탁 위에 음식을 잔뜩 차려놓고 손님들은 접시를 들고 가서… Read More »

건축학 개론

By | 2013-01-10

불을 끄고 함께 침대에 누웠는데 아내가 잠이 안 오는가 보다. 워낙 잠이 많은 마누라래도 이렇게 가끔은 잠이 안 올때가 있는 것은 이상한 일은 아니겠지. 그런데 오늘은 괜시리 그런게 아니다. 나와 같은 이유일게다. 나도 이렇게 누워 있으면서 여러가지 생각들이 머리에 떠오르니 말이다. 아내에게 물었다. “잠이 잘 안 와?” “응” “방금 본 영화 생각이 나서 그래?” “응”… Read More »

이별의 사랑학 (3) 갈망

By | 2009-08-21

하루종일 기억에서 떠나지 않는 그 사람. 하루종일 기억에 남아있던 것은 바람을 몰고 다니는 듯한 걸음걸이, 멀리서도 마치 바로 옆에서 바라보듯 피부속으로부터 윤기가 흘러나오는 듯한 두뺨, 올망졸망한 입술과 맵시있는 콧날, 더우기 죽여주는 눈웃음… 이런 식으로 표현하고 싶어질만한 이성을 만난다면, 냉철한 이성으로 보았을 때의 실체는 어떨지 몰라도 어느 순간 받은 첫 인상이 그렇다면 망막에 새겨진 그 인상은… Read More »

이별의 사랑학 (2) 기억

By | 2009-08-15

영혼은 낙타의 속도로 움직인다는 아랍속담을 어느 책에서 본 적이 있어. 원래 함께 출발했던 시간은 앞서 뛰어가고 있는데 영혼은 점점 뒤쳐진 채로 추억이라는 이름의 기억에만 파묻혀있다는 것이지. 사실 내 정신세계를 보면 그 속담과 상당히 일치하는 것 같애. 나의 기억의 대부분은 과거 어느 시점 이전의 것이 대부분이야. 그 이후로는 별로 기억나는게 없고 설령 있다고 해도 그 정확성에… Read More »

이별의 사랑학 (1) 만남

By | 2009-08-14

그래. 가끔씩 내 눈길을 사로잡은 여인들을 볼 때마다, 그것이 바로 내가 갈 수 있었던 또 다른 가능성들 중의 하나라고 느꼈어. 수많은 사람들, 수많은 가능성 중에 오직 한 특정인물, 즉 내가 애인이라고 부르고 있는 그녀가 나와 함께 사랑을 나누고 있다는 현실은 수많은 가능성 중의 하나일뿐이야. 그렇게 생각하면 너무 쓸쓸한게 아니냐고? 맞아, 그렇게 생각할 때마다 무척 쓸쓸해져.… Read Mor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