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캐나다로… 그리고 소형 여객기

By | 2009-04-07


지난 1월말, 가족들을 데리고 캐나다 런던에 도착하여 아파트 렌트하고, 승용차 사고, 보험 들고, 전화와 인터넷 개설하고, 은행 계좌와 신용카드 만들고, 가구 구입하는 등등의 필수적인 정착 과제들을 약 보름동안 마치고 나머지 보름간 함께 지내다 3월 초에 한국으로 돌아온지 어언 한달. 다시 4월 초가 되어 캐나다로 향했다. 두달전에 갈 때와 마찬가지로 3편의 항공기를 연결하여 가는 강행군이었다. 인천공항에서 JAL 항공기로 출발하여, 일본 나리타 공항에서 American Airlines 편으로 갈아탔고, 미국 Chicago 에 도착해서는 AA 의 자회사인 American Eagle 의 소형 비행기로 갈아타서 국경을 넘어 캐나다 Toronto 공항에 도착했다. 토론토에서 런던까지는 2시간 넘게 고속도로를 달려야 한다. 이때는 매 2시간마다 출발하는 RobertQ 라는 여행사 겸 셔틀버스 업체의 미니버스를 한국에서 미리 예약해놓아서 그것을 이용했다. 최종적으로 런던의 집에 들어간 시각은 새벽 2시가 조금 넘어서였다. 그것이 한국시간으로는 오후 3시가 되는데 나는 그 전날 오전 9시에 인천 집에서 출발했으니까 총 여행시간은 30 시간쯤 되는 셈이다. 체력소모와 시차로 인해 몸에 가해지는 부담은 상당히 크지만 그래도 최종 목적지에서 가족을 만나는 이런 여행은 심적인 안도감이 그런 피로를 어지간히 상쇄해 주는 것 같다.

런던 집에 앉아 이번 여행에 대해 정리를 하며 생각난 몇가지 새로운 점들 가운데 하나가 마지막으로 타고 온 여객기에 관한 것이었다. 이제까지 수없이 해외 여행과 출장을 다니면서 탔던 비행기들은 모두 보잉사 혹은 에어버스사의 중형급 이상 여객기들이었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정말 통근용 비행기 수준의 소형 여객기를 타본 것이다. 아래 사진은 비행기에 탑승해서 내 자리에서 찍은 것인데 한줄에 좌석이 3개씩 있는데 마치 한국의 우등고속버스와 비슷하게 통로 왼쪽에 1개, 오른쪽에 2개의 좌석이 설치되어 있고 1개짜리 좌석의 머리 위에는 짐을 놓을 공간이 없었다. 오른쪽에는 짐을 넣을 선반이 있었지만 서류가방이 책가방 정도를 넣을 수 있을 정도의 높이라서 설사 기내반입 허용 사이즈에 해당하는 가방일지라도 조금 크기가 큰 것은 비행기 탑승구 바로 앞에 따로 놓았다가 승무원이 일괄적으로 한곳에 탑재하고 있었다. 기장과 항법사를 제외한 승무원은 20대로 보이는 젊은 남자 한명뿐이었고, 당연히 물이나 간단한 음료수 이외엔 전혀 다른 먹거리는 주지 않았다. 그리고 물론 비행기 안에는 TV 화면같은 것도 전혀 없었다.



안전수칙 책자에 적힌 비행기 기종을 EMB 라고 되어 있었는데 내 바로 옆에 앉은 영국인 남자는 그게 브라질의 중소형 항공기 제작업체인 엠브레어 (Embraer) 사의 라고 가르쳐줬다. 이 사람은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다국적 기업 직원인데 그 회사는 항공기 및 선박용 특수 페인트를 생산하는 곳이라 세계 최대의 조선업체들이 있는 한국에도 여러번 방문했었다고 한다. 그래서 김치도 좋아하게 됐다나… 아뭏든 그런 직업적인 배경때문에 EMB 라는 항공사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었다.

지금 집에서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니 내가 탄 비행기의 기종은 정확히는 EMB 사의 ERJ-145 계열의 모델이었고 좌석수는 38 혹은 44개라고 나와 있으니 정말로 한국의 고속버스나 좌석버스의 좌석수와 비슷한 수준이다. American Eagle 항공사에서는 이걸 200 대가 넘게 운용하고 있고 또 다른 몇몇 항공사들도 비슷한 상황이니 정말 땅이 넓은 미국과 캐나다의 가까운 도시들을 연결하는 직행버스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겠다. 아래 사진은 내가 비행기를 갈아타고 캐나다로 향했던 시카고에서 운행중인 또 다른 ERJ-145 계열 항공기다. 너무 동체가 작아서 실제로 탑승했을 때에는 운행중 흔들림에 좀 불안해 하기도 했지만 지금 사진으로 보니 귀여운 면도 보인다. 그래도 다음 여행에서 다시 타고 싶은 마음은 별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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