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한달만에 도착한 부품이다. 아무리 기다려도 물건을 받지못해서 비용지불에 이용한 Paypal 에 Dispute 신고를 해서인지 그뒤로 바로 며칠만에 받은 물건들이다. 봉투를 뜯어 내용물을 꺼내보니 4개의 트랜지스터, 2개의 FET, 1개의 퓨즈가 들어있었다.
마침 심신이 좀 피곤한 상태였지만 이런건 미룰 수 없는 일이다. 집에 들어오자마자 바로 인두를 꺼내고 지난번에 이미 분해하여 박스에 넣어두었던 모니터도 가져와서 수리를 시작했다.
부품을 다 바꿀 필요는 없을 것 같아서 2SC5707 트랜지스터 4개만 교체하기로 했고 기존의 인버터 부분 트랜지스터 4개를 떼어낸 뒤에 다 새걸로 갈아끼운 다음 재조립해서 전원을 켰는데…. 전원 LED는 켜졌지만 액정 화면에는 점 한개조차 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지난번 고장 증상은 처음에 전원을 켰을 때 2초가량만 화면이 나오고 꺼지는 문제였는데 이번엔 아예 화면이 죽어버린 것이다. 뭔가 단단히 잘못되었음이 틀림없었다.
그 상태 그대로 놔두고는 저녁을 먹은 뒤에 다시 한번 점검을 해봤다. 문득 생각난 것이 트랜지스터의 리드 위치였다. 보통의 소형 트랜지스터 경우에는 앞에서 봤을 때 E-C-B (에미터-콜렉터-베이스) 순서로 되어있는데 파워 트랜지스터는 그 반대인 경우가 많았다는 기억이 가물가물 난 것이다. 이런것 만져본지가 10년도 더 전의 일이라서 이제서야 생각난 것이다. 며칠전에 다운받아놓은 2SC5707 스펙을 열어보니, 왠걸~ 진짜로 리드 배열이 거꾸로 되어있었다. 다시 작업을 시작했다. 이미 한번 납땜을 제거하고 다시 땜질을 한 것인데 이걸 또 다시 떼어내서 180도 돌려 다시 땜질을 하다보니 PCB 상의 패턴이 너덜너덜해졌지만 예전의 땜질실력을 발위해서 납으로 잘 발라서 문제를 해결했다. TR 4개 모두를 뒤집어 달고 임시로 전원을 연결해 봤다. 역시! 제대로 화면이 나오고 있다. 전원을 켠지 2초가 지나고 2분이 지나도 여전히 꺼지지 않은채 화면이 보이고 있었다. 전원을 빼고 다시 완전히 재조립한 뒤에 컴퓨터에 연결해서 한참동안 켜놓고 테스트를 해도 여전히 문제없이 동작을 했다. 이제 모니터 수리가 끝난 것이다…
아래는 보드에서 떼어낸 4 개의 트랜지스터 가운데 2개의 사진이다. 자세히 보면 둘 가운데 오른쪽의 몸체 가운데 아랫부분이 약간 함몰되어보인다. 바로 이 트랜지스터가 전기적인 충격으로 인해 망가졌고 내부에서 그 충격으로 인해 케이스까지 그 흔적이 보인 것이다. 나머지 3개의 트랜지스터는 문제가 없어보였지만 물론 다 새것으로 바꿔줬다.
그런데, 이 17 인치 모니터가 고장나서 새로 20인치 모니터를 샀기 때문에 이건 남아도는 물건이 되어버렸다. 이제 이걸 어따가 써야 하는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