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차 배터리 교체

By | 2021-02-09

차고 안에 넣어두었던 아내의 차를 집 바깥 드라이브웨이로 옮기려고 시동을 거는데 털털털 거리더니 바로 맛이 가버렸네요. 잠시 후 재시도를 해도 마찬가지. 다행이 바로 옆에 큰아이 차가 있어서 두 차의 후드를 열고 점퍼케이블로 연결합니다. 점퍼 연결상태에서는 바로 시동이 걸리는걸 보니 배터리가 문제인 것 같습니다. 문이 열리거나 내부등이 켜있던걸까 싶어서 살펴봐도 그건 아니었습니다. 일단 배터리를 충분히 충전시키기 위해 10분쯤 시동건채로 놓아두었다가 엔진을 끕니다.

다음날 다시 시동을 걸어보니 같은 현상이 발생합니다. 점퍼를 연결해서 다시 시동을 건 상태에서 멀티미터로 전압을 재보니 거의 15볼트 가까이 나오니 얼터네이터는 문제가 없어보입니다. 결국은 배터리 문제같아서 이 차의 배터리가 얼마나 오래 됐는지 생각해 보니 2015년에 구입한 뒤로 한번도 교체한 적이 없네요. 5년이 넘었다면 이제 교체할 시기가 지났다고 해도 이상한게 아닙니다.

작년엔 큰아이 차, 그 전 해에는 내차 배터리를 각각 코스트코에서 사와서 직접 교체한 적이 있으니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코스트코에 가서 하나 사와서 교체하기로 결정하고 코스트코 홈페이지의 Battery Selection 가이드에서 배터리 종류를 정하고 가서 한개 사왔습니다. 그런데 차 위에 새 배터리를 올려놓고 보니 좀 수상합니다.

사이즈가 다른 것은 그렇다 쳐도 차체에 고정하는 방식이 아예 달라서 장착할 수도 없는겁니다. 매장이 붐비기 전에 후딱 사온다며 서둘렀더니 예전처럼 차 안의 배터리를 자세히 확인을 안하고 사왔던 것이지요. 이전에 우리집 차들을 포함해서 지인들 차 배터리 교체해 준다고 코스트코에서 배터리를 여러차례 사와서 교체했었는데 이런 경우는 처음입니다. 분명히 가이드 페이지에 있는대로 사왔지만 오류가 있었던겁니다.

이번엔 기존 배터리를 빼내어서 모양과 사이즈를 잰 다음, 저녁무렵 코스트코 문닫기 전에 새것을 가져가서 반납하고 환불받고 매장에서 살펴보니 기존 배터리와 꼭같은 물건은 없더군요. 집으로 돌아와서 각 자동차 부품 매장들의 홈페이지를 검색하기 시작합니다. 다른 곳들도 이상하리만큼 이 특정 배터리 모델이 잘 없습니다. 겨우 찾아낸 곳이 CarQuest. 여기서 판매하는 배터리는 TV 에서 브루스 윌리스가 출연하는 광고를 요즘 볼 수 있는 다이하드 배터리. 전화했더니 매장엔 없는 모델이라 주문해야 하는데 현재시간 금요일 오후라 월요일 오전에나 픽업가능 하답니다.

월요일 10시쯤 되니 배터리 픽업해 가라고 전화가 옵니다. 바로 받아와서 차에 놓고 기존 것과 비교하니 크기와 형태가 역시나 똑같습니다.

예전에 다른 차 배터리 교체할 때와 또 다른 고정방법때문에 좀 다른 공구가 필요해졌는데 다시 한번 임기응변을 발휘해서 문제를 해결합니다. 그리고 이 차종은 소형이라 공간 문제가 있어서인지 배터리 위로 엔진 공기 흡입배관이 지나가고 있어서 배터리를 빼내려면 그걸 뽑아놓아야 하고 새 배터리를 설치한 뒤에 다시 연결해 주어야 하는 작은 번거로움도 있긴 합니다만, 큰 문제는 아닙니다. 이렇게 배터리 교체작업이 끝났습니다. 지금 현재기온 영하 12도. 바로 엔진 시동을 걸어보니 단발시동 성공. 털털거리는 동작없이 깔끔하게 시동걸리면 기분이 좋죠. 몇분간 엔진을 더 돌려준 뒤에 끕니다.

오늘의 교훈을 다시 되새깁니다 – 항상 더블체크하라. 처음에 배터리를 사러가기 전에 셀렉션 가이드만 믿었는데 그와 함께 그 사이즈와 형태도 파악했어야 했습니다. 물론 평소에 항상 하고 있는 것이지만 어쩌다 잊어먹거나 맘이 급하거나해서 그 신중함을 실행하지 않으면 불운은 그걸 알아차리고 바로 찾아오기 때문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