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uct Cleaning for 귀차니스트 패밀리

By | 2017-10-31

우리 가족이 이렇게 콘도에 살고 있는 몇가지 이유 중에 가장 큰 것은 바로 관리때문입니다. 식구 모두 집 가꾸는 데에 취미도 없고 관십도 없어서 말이지요. 집을 구입해서 살고 있던 시절에 앞마당 뒷마당 할 것 없이 잔디는 발목까지 자라고 또 여기저기 누렇게 뜨고 개똥은 여기 저기 널려있고 나무는 물을 안 줘서 사경을 헤메고 난리였습니다. 그림 같은 집에서 꽃 가꾸며 예쁘게 살고 싶다는 생각은 원래부터 하지도 않았지만 현상 유지하는 것만해도 우리 식구들에게는 능력밖이었던 게지요.

그래서 캐나다에서 두 번에 걸친 주택 구입과 매각을 경험하고 이사 와서 살고 있는 이 콘도에서는 전혀 내손으로 잔디 깍을 일이 없습니다. 잔디가 좀 자랐다싶을 틈도 없이 조경업체에서 장비들을 싣고 와서 몇명이 한꺼번에 작업을 합니다. 눈이 어지간히 오면 제설차가 달려와서 차고 문 앞에까지 싹싹 밀어줍니다. 때가 되면 지하의 에어컨 필터를 교환합니다. 화재경보기와 일산화탄소 경보기도 정기적으로 체크를 합니다. 기본적으로 설치되어 있는 시설들이 고장났을 때도 수리를 해주구요. 어지간하면 제가 다 하지만 다른 분들은 많이들 편리해 하십니다.

오늘은 아침부터 Duct Cleaning 하는 업체가 와서 굵은 튜브를 집밖에서 지하의 Furnace 에까지 끌고 들어와서 공조 시설의 배관에 쌓여있는 먼지 제거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너희 집에 이 단지에서 청소했던 집 중에서 가장 깨끗해!” 라고 한 마디 해 주네요. 그냥 듣기 좋으라고 하는 말일 수도 있지만 그래도 기분은 괜찮습니다. 아마도 제가 먼지 냄새에 민감해서 때만 되면 집 전체에 진공청소기를 돌려대서 그런가봅니다. 그런데 지하의 제 오피스에서 서류 작업을 하고 있다 보니 현관문을 열고 튜브를 끌고 들어온 데다가 청소를 하느라 난방도 꺼 버려서 발이 시려워 지는군요. 그래도 직접 할 필요가 없으니 참아야죠. 건강한 환경을 위해서.

네, 우리 가족은 이렇게 직접 관리를 안 해도 되는 콘도형 체질이 분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