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에서 이사하기 [1]

By | 2010-06-26

다음주 화요일이니까 이제 며칠 안 남았다. 한국에서 어릴적에 가족의 힘만으로 이사를 했던 것이 거의 20년도 훨씬 더 전이고 그 이후론 이삿짐 센터를 이용했는데 이번에는 우리 가족 힘만으로 직접 이사를 하기로 했다. 작년에 한국에서 올때 이민 가방에 꼭 필요한 물건들만 가져왔을 뿐, 따로 이삿짐을 부쳐온 것이 별로 없었고 그 뒤로 여기선 침대와 TV, 식탁 등을 샀을 뿐이라 더 이사 업체에 맞길만큼 세간살이가 많은 것도 아니다. 게다가 이곳의 이삿짐 업체는 세간살이를 다 포장해주지도 않고 단지 내가 포장해 놓은 것들을 차에 싣고 가서 새집에 내려놓을 뿐이라 굳이 이용하고 싶지도 않다. 성인 남자 하나가 더 있으면 훨씬 수월할 것 같긴 한데, 나와 아내 둘이서 낑낑대어도 가능할 것 같다.

태국에 살 때에도 제법 큼지막한 픽업 트럭을 몰고 다녔는데 내가 지금 캐나다에 완전히 자리잡고 사는 상태에 있다면 내 차로서 트럭을 몰고 다녔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 있는 승용차로는 짐을 나를 수 없어서 U-Haul 에서 트럭을 예약했다. 기본 렌트비용이 10 피트짜리가 19.99불, 14 피트가 29.99불이고 주행거리 1 킬로미터당 0.69불이 붙는다. 내가 빌리는 곳에서는 14 피트 트럭의기본 렌트비용이 10 피트짜리와 같은 19.99불로 할인을 해줘서 이왕이면 조금 더 큰게 나을 것 같아서 14 피트로 선택했다.

새로 이사갈 집은 40년 전에 지어진 임대전용 타운하우스이다.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도 40년이나 된 것인데 이 동네에선 상대적으로 그리 오래된 것도 아니다. 70년이나 80년 혹은 100년된 주택들도 여기 저기 쌓여있으니 말이다. 문제는 게으르고 약아빠진 관리업체를 어떻게 종용해서 살아나가는가에 있는가 싶다. 어제 작은 짐들을 먼저 갖다놓으려고 가봤더니 분명히 되어있어야 할 카펫 스팀청소가 안 되어 있다. 오래된 창문 틀에 페인트를 새로 칠한 것은 말라붙어서 아무리 용을 써도 창문이 열리지 않는다. 방 하나의 창에는 모기장이 실종상태다. 뒷마당에는 잡초가 무성한 것이 그대로다. 2층 침실 3개의 문짝들은 모두 바닥 카펫에 걸려서 제대로 열고 닫히지 않는다. 기존에 살고 있는 한국사람들 경우엔 수리한다며 문짝이나 모기장을 떼어가서는 몇달째 감감 무소식이기도 한다고 한다. 현재 걸려있는 문제들이 한두가지가 아닌데, 이런 배째라 자세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가 큰 문제다. 내가 여기 있는 동안에라도 신경써서 처리해 봐야겠다.

내가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고 우리 가족이 캐나다 거주 신분 상으로도 안정되어 있다면 지은지 얼마 되지 않은 번듯한 집을 사서 멋지게 살고 싶지만 지금으로선 이게 현실이다. 1년 안에 이런 저런 중요한 현안들이 해결된다면 훨씬 상황이 나아질텐데 지금으로선 확신은 못한다. 아무튼 여러가지 좌충우돌하며 살고 있다. 일단은 이사 가는 일을 원만히 마무리지어야겠다.

One thought on “캐나다에서 이사하기 [1]

  1. 흠이맘

    더디어 타운하우스로 이사하시는군요. 40년된 집이라니 놀라울 뿐입니다. 1~2룸 렌트를 고려하고 있는 제겐 그것도 불러울 따름이네요. 이사 무사히 마치시고 후기도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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