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에서 처음 맡겨본 자동차 수리

By | 2010-06-04

이틀전부터 갑자기 차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브레이크를 밟으면 오른쪽 뒷바퀴 쪽에서 ‘쉬~익’ 하는 소리가 나는 것이었다. 한국에서 차를 운전하고 다니면서 브레이크 밟을 때 듣곤 하던 소리는 고음의 “끼익” 거리는 금속성이었는데 이건 뭔가 슬치는듯한 소리여서 긴가민가했지만 브레이크를 밟을 때마다 소리가 나는 것이니까 당연히 브레이크에 관한 것이려니 생각이 들었다. 캐나다에 온지 1년반이 됐지만 아직 오일교환 두번 한 것 외에는 고장난 일이 없어서 어느 정비업체가 좋을지 아이디어가 없는데..  마땅한 자동차 수리업소를 찾아서 며칠 이내로 가보면 되겠지 싶었는데 어제는 급격히 상태가 나빠졌다. 이젠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도 그 소리가 들렸다.

브레이크 계통은 안전과 직결된 문제니까 더 이상 지체하면 안되겠다 싶었다. 아파트 매니저 Joe 에게 집 근처의 정비업소인 Stoneybrook Auto Service 가 괜찮냐고 물어보니 절대로 가지말라고 한다. 차를 놓고 집으로 걸어오다 보면 집에 들어오기도 전에 벌써 여기가 나쁘니 저기가 닳았느니 하면서 온갖 문제가 다 있다고 난리라서 거의 날강도 수준이라는 식으로 얘기한다. 그러면서 자기는 비용은 비싸지만 인증된 테크니션이 있고 또 필요없이 이곳 저곳 다 수리하라고 하지 않는 Canadian Tire 에 가서 수리하는게 가장 바람직하단다.

Hyde Park 몰의 Walmart 에 쇼핑가는 김에 그 옆에 있는 Canadian Tire 매장에 붙어있는 Auto Service 에 가니 마침 일이 밀려서 지금 2시경에 차를 맡기면 저녁 8시에나 찾아갈 수 있다고 한다. 할수없이 다음날 오후 2시 예약을 했다. 은행 상담도 예약, 사람가는 병원도 예약, 차 고치는 카센터도 예약.. 꽤나 귀찮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다음날 2시에 가서 차를 놓고 견적을 받으니 뒷바퀴 2개의 브레이크 패드와 로터를 다 갈아야 하고 브레이크 오일도 교환할 때가 지났단다. 예상 수리 시간은 2시간 반 내지 3시간. 당연히 수리를 맡기고 그 긴시간 동안 아내와 작은애와 함께 셋이서 Candian Tire 매장 내에서 이것저것 구경하며 몇가지 물건도 사고 그래도 시간이 남아서 고객 대기실에서 죽치고 앉아있었다.

모든 작업이 다 끝난 것은 약 2시간 반이 지난 뒤였고 총 비용은 세금까지 포함해서 521.18불이란다. 간만에 피같은 돈이 들어가는 것이지만 애초에 5년된 중고차를 산 것이고 또 지난 1년반 동안 한번도 수리할 일이 없었으니까 그리 크게 불만스럽다고 할만한 것도 아니었다. 자동차를 소유하는 것은 끊임없는 비용이 들어가는 것이므로 당연스럽게 생각하지만 비용 면에 있어서는 여전히 아쉽기만 하다. 전체 비용 가운데 인건비가 277불이고 세금은 약 60불이란다. 부품 가격은 고작 184불이다. 이런 종류의 일은 당연히 내가 해야 할텐데 하는 마음에서이다. 만약 나중에 집의 차가 2 대, 3 대로 늘어나게 된다면 그때는 또 수리와 유지관리 비용이 상당히 늘어날 것이다. 물론 처음에는 공구와 장비를 좀 구입해야 하겠지만 내가 아주 바쁜 일을 하고 있지 않다면 자연스럽게 내가 하는 일로 만들고 싶다. 그게 더 안심이 되고 또 일종의 보람과 재미를 느낄 수 있어서이다.

지금은 아파트에 살고 있고 또 이달 말에 이사 가는 곳도 타운하우스라서 내가 뭔가 할 수 있는 여지는 없지만 1~2년쯤 지나서 차고 딸린 주택으로 이사를 간다면 꼭 해보고 싶은 것이 자동차 경정비 일이다. 아주 복잡한 엔진 수리 같은 일들을 할 수 있는건 아니지만 어지간한 것은 최대한 내 손으로 하고 싶은 것이다. 아예 자동차 Mechanic 과정을 다닐까나..?

집으로 오는 길에 운전하며 이젠 전혀 브레이크 쪽에서 소음이 들리지 않는걸 확인하고 있는데 Invoice 를 살펴보던 아내가 한마디 한다. “이것 이상한데? 왜 작업시간은 2시간 반인데 작업시간 Total Hour 는 3.30 시간으로 계산한거야?” 내가 다답할 말이 없다. 난 아예 살펴보지도 않았으니까, 게다가 정비업소에서 전산으로 다 처리했기 때문에 문제가 있지는 않을테니까.. 그러나 아내는 1시간 인건비만 따져도 거의 1백불이나 되니까 계속 그걸 확인해야 한다며 고집을 부렸고 결국 나중에 다시 가서 그에 대해 물어볼 수 밖에 없었다. 대답인즉슨, 여러가지 일반적인 종류의 작업은 이미 몇시간으로 간주하여 비용을 청구하는 것으로 정해져있다는 것이었다. 3.30 시간보다 더 걸려도 여전히 3.30 시간으로 charge 한다는 것이다. 마누라는 누가 회계사 아니랄까봐 이런것에 민감하고 또 돈과 관련된 것에 대해선 그런 잠재적 문제들을 쪽집게처럼 잘도 잡아낸다. 그래도 부부 두명 중에 하나는 그런 것이 바람직한게 사실이다. 아무튼 난 절대로 하지 못하는 일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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