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에서 은행계좌 열기

By | 2009-05-23

캐나다의 각 지역마다 제도가 다르고, 그리고 각 은행마다 어떤 일을 하는 방법들이 다들 다르기 때문에 그에 대한 것들을 다 동일하다고 할 수는 없다. 여기에서 앞서의 운전면허증 만드는 경우와 마찬가지로 내가 경험한 것을 간략하게 기록해보기로 하겠다. 기본적인 방식과 용어 등은 같고 단지 주마다 법규가 달라지는 것 뿐이니까 캐나다의 다른 주에서도 실제로 적용할 때에도 그리 큰 차이는 없을 것이다. 은행 담당자와 대화를 통해 최대한 이모저모를 알아봐서 일을 해나가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은행에서 계좌를 열 수 있는 자격은 특별히 없고 외국인도 정상적인 여권만 있으면 되지만 흔히 본국에서 사용하는 또 다른 신용카드 같은 것을 요구하기도 하는데 이건 그 신청자의 신용정보를 보기 위해서이다. 다른 신용카드 전혀 없이 달랑 여권만 하나 가져가서는 계좌 개설을 거부당할 수도 있다. 은행 계좌를 만들기 전에 미리 캐나다 운전면허증을 발급받은 상태라면 조금 더 도움이 되지만 신용정보가 전혀 없다면 여전히 문제는 생길 수 있다. 따라서 한국에서 발급받은 해외사용가능한 Visa 또는 Master 카드를 두 개 정도 미리 챙겨야 한다.

미국이나 캐나다에 가서 은행 계좌를 열 때 가장 먼저 궁금해지는 것이 Saving Account 를 열것인지, Checking Account 열 것인지에 대한 결정이다. 우리같은 한국인들의 경우엔 대부분 개인수표 (Personal Check) 를 만들 수 있고 직불카드 (Debit Card)를 발급받을 수 있기만 하면 되므로 Checking Account 를 만들게 된다. 처음 이주하거나 유학생 신분이거나 하는 경우엔 Saving Account 를 만들 일은 거의 없는 것이다. 그냥 간단히 생각해서 Checking Account 는 이자 없이 자유입출금에 쓰기 위한 예금 계좌일 뿐이고 그에 반해 Saving Account 는 한국식으로는 적금 같은 것으로 보면 된다. 보통은 그냥 Checking Account 를 만들겠다고 말하면 된다.

그런데 Checking Account 를 만들기로 결정한 뒤에는 또 다른 선택을 해야한다. 그 안에서도 여러가지 종류가 있어서이다. 예를 들어 내가 계좌를 튼 TD 은행 (정식 명칭은 TD Canada Trust)에서만 해도 Checking Account 종류가 Value, Value Plust, Infinity 들을 포함해서 5 가지가 있는데 각각마다 이용 조건이 다르다. 한국에선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Checking Account 를 열어서 유지하는 데에도 매달 이용료를 내야하고 각 Checking Account 종류마다 그 액수가 다르다. 돈을 얼마 넣지 않고 그대로 가지고 있다가는 몇달 뒤에 그 사용료가 계좌 안의 내 돈에서 빠져나가고 그 잔액이 모자라면 잔액이 마이너스로 진행되면서 은행에서 경고 통보를 보내다가 결국 계좌의 자동폐쇄를 하기도 한다. 나중에 신용점수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으므로 이런 일이 생기도록 놔두면 안되고 불필요해지는 경우엔 계좌를 닫는게 좋다. 모든 신용정보는 캐나다 전역에서 공유되고 이것은 5년 혹은 7년 등의 규정된 기간동안 유지되기 때문이다.

입출금과 송금, 수표발행, ATM 카드 이용 등등의 모든 은행서비스 이용을 트랜잭션 (Transaction) 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그 은행의 ATM (ABM 이라고도 하며 한국식으로는 CD기, 현금자동입출금기) 을 통해 돈을 인출하거나 예치하는 것을 포함해서 개인체크를 쓰거나 은행에 방문해서 입출금 등을 하는 트랜잭션 횟수에도 제한이 있다. 우리가 한국에서 이용하던 은행서비스와는 너무도 차이가 나는 이런 것들은 정말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빡빡한 부분이 아닐 수 없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여기는 캐나다인것을…  아뭏든 가장 기본적인 Checking Account 인 Value 계정은 월이용료는 가장 싸지만 한달에 트랜잭션 무료 이용횟수는 10번 밖에 쓰지 못하고 그 이상 사용하면 매번 이용료가 부과된다. 또 다른 종류의 계정을 만들면 무제한으로 해당 은행의 트랜잭션을 이용할 수는 있지만 그때는 월 이용료가 올라가거나 그를 피하려면 일정금액 이상을 잔고로 유지해야한다. 따라서 내가 어느 정도의 잔액을 유지할 수 있고 얼마나 자주 트랜잭션을 하겠느냐에 따라서 그 Account 종류를 결정할 필요가 있다.

내 경우에는 TD 은행의 Infinity Checking Account 로 결정했는데 계좌이용료는 매달 $12.95 이지만 계좌내의 잔액을 최저 3천불 이상으로 유지만 하면 월 이용료는 면제될 뿐 아니라 트랜잭션 또한 무제한으로 할 수 있어서였다. 물론 다른 은행의 ATM 기계에서 돈을 빼거나 미국에서 사용할 경우엔 추가비용이 들지만 지금 거주하는 로컬 지역에서는 3천불의 월 최소잔액만 유지한다면 은행서비스 이용에 따른 다른 추가비용이 들지 않는다.

이런 식으로 계좌 만드는데 걸리는 시간은 보통 1시간 정도까지 걸리는 것 같았다. 한국보다 싸인해야 되는 서류도 많고 결정해야되는 일도 많은데다가 은행원들의 일하는 속도와 효율도 한국에서보다 낮기 때문인 것 같다. 운전면허를 만들 때나 다른 업무를 볼 때와 마찬가지로 이곳의 일반 사무직 인력들은 실수를 자주 저질러서 같은 일을 다시 해야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의 일반적인 은행원들처럼 별 실수없이 빠릿빠릿하게 신속정확히 일을 처리한다면 이렇게 고객을 직접 대하는 창구직원보다는 더 높은 자리로 금방 스카웃되지 않을까하는 생각마저 든다. 그래서인지 처음 이 은행에 갔을 때에도 예약을 미리 안하고 왔으므로 그날 은행계좌를 만들 수 없다는 황당한 말까지 들었다. 멀리서 왔기 때문에 또 다시 오기 곤란하다고 설명을 해서 조금 기다린 뒤에 간신히 틈을 내서 한 직원과 상담하다가 또 다른 직원에게 건네지는 식으로 당일에 계좌 신청을 마칠 수 있었다.

Account 를 Open 하고나서 미국이나 캐나다에서는 한국처럼 은행통장을 따로 만들어주진 않는다. 임시로 사용할 Check 10장 정도를 즉석에서 Print 해주고 Bank Card (은행카드)를 발급해줄 뿐이다.  TD 은행의 뱅크카드는 Access Card 라고 부르는데 이것으로 ATM 기계에서 현금입출금이나 송금, 고지서 지불 등을 할 수도 있고 또한 직불카드, 즉 데빗카드 (Debit Card) 로서 사용할 수도 있다. 캐나다의 직불카드 방식은 인터랙 (Interac) 이라는 이름의 은행들 연합체를 통해 이루어지는데 거의 모든 상행위에서 Interac (데빗) 지불을 할 수 있다.

그래서 어떤 조그만 구멍가게를  가더라도 다들 Interac 단말기는 가지고 있는 것 같았다. 유의할 점은 이런 Inerac 직불카드로 물건을 구입하는 경우도 모두 은행 트랜잭션 횟수에 들어가므로 자신의 Checking Account 종류를 잘 파악한 상태에서 이용해야 한다. 이때문에 한달에 몇번씩 일정한 횟수로 돈을 많이 인출하여 현금으로만 모든 거래를 하는 사람들도 볼 수 있는 상황이다. 데빗카드는 신용카드가 아니고, 한국에서와 마찬가지로 비용 결제하는 동시에 은행의 내 계좌에서 즉시 돈이 빠져나가는 결제방식이므로 카드 자체를 잃어버리지 않도록 조심하고 비밀번호가 남에게 유출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예전에는 개인수표 (Personal Check) 으로 물건을 사거나 서비스 비용을 지불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10여년전부터는 수표나 현금 대신 인터랙 데빗카드를 사용하는 것이 대세가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상점들을 가보면 위와 같은 표시가 흔히 눈에 띄는데 비자 및 매스터카드 같은 신용카드로 지불받기도 하고 Interac 데빗카드로 지불받기도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데빗카드를 주로 사용하겠다 싶을 때에는 반드시 자신의 은행계좌가 트랜잭션 당 비용을 내야하는지 여부와 항상 잔액을 충분히 유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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