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을 찾아서

By | 2019-12-06


선물로 받은  이 꿀이 참 맛있다 싶었습니다. 지역 농장에서 생산된 꿀이더군요. 이제까진 일반 마트나 코스트코에서 사서 먹었는데 이젠 이 Clovermead 상표가 아닌 다른 꿀을 사 먹지는 않을것 같습니다. 그러고보니 올해 연말 선물용으로 대량 구입하면 어떨까 싶었습니다. 전에는 올리브 오일을 선물로 선택했었는데 한식 요리에서는 올리브 오일이 자리를 찾지 못하는 것 같아서 그다지 좋은 선택은 아니었던 것 같은데, 꿀이라면 우리 한인들에겐 거의 필수적인 것이라 훨씬 좋은 선택일 것 같았습니다.

주소를 확인하고 찾아갔습니다. 은근히 거리가 멉니다. 처음 가보는 길을 따라가다보니, 처음 가보는 동네가 나옵니다. 그래도 헤메지 않고 찾았습니다. Home To 24 Million Bees! 라고 간판에 적혀있네요. 꿀 생산 직원이 2천4백만마리라는 것이군요

겉에서 보기엔 좀 허름해 보이는 듯 하더니… 안에 들어가니까 제법 폼이 납니다. 꿀 짜는 장치도 보이고, 갖가지 꿀 제품들이 병에 담겨서 이쁘장하게 전시되어 있고, 또 홈메이드 소스 종류들도 함께 팔고 있더군요. 심지어는 꿀함유 비누까지도… 그건 먹는 용도는 아니겠지요?


런던 지역에 10년째 살면서 여기는 안 와본 곳이구나 싶었는데, 그게 그렇게 가깝지만도 않아서 그런것 같습니다. 런던에서 동남쪽으로 쭉 내려가서 에일머 Aylmer 라는 동네에 위치하고 있으니 말이죠. 집에서 약 50분 정도 거리라고 구글맵이 안내해 줍니다.


실내 구경을 한 뒤에 카운터에 있는 직원에게 주문으로 했습니다. 나 지금 100 병 사러 왔소, 차에 바로 싣고 가려고 하오. 그런데..

그게 그런 식으로 구입할 수가 없답니다. 그런 대량 주문은 한참전에 미리 해야하고 또 가을부터 봄이 올 때까지는 꿀벌들도 일을 안하기 때문에 갑자기 만들 수도 없답니다. 꿀 공장에 꿀벌들이 자재 납품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네요. 게다가 이 업체 오너는 휴가를 가있는 상황이라서 100 병을 만들 원료가 있을지는 직원 입장에선 대답해 줄 수는 없다고 합니다. 오너 패밀리가 휴가에서 돌아온 뒤인 2주쯤 뒤에 연락을 주겠다고 합니다.

그리고, 오늘 연락이 왔습니다. 100 병 준비됐다고. 이제 꿀병에 붙일 스티커를 디자인해서 주문하고 다음주에 꿀을 픽업해서 일일이 붙이고, 그리고 연말 선물을 증정하러 다니게 되겠습니다. 그런데 지금 이 꿀 업체의 웹페이지를 보니까 이게 단순히 꿀 관련 상품만 파는 곳이 아니더군요. 여름에는 어린아이들이 있는 가족들이 와서 농장체험도 하고 놀이시설도 이용하는 Farm 이더군요. 꿀 사러 갔을 때는 몰랐는데 할로윈이 가까울 때에는 이렇게 호박도 전시해서 팔더군요. 하늘에서 찍은 사진을 보니 꽤 그럴듯해 보입니다. 제 가족의 경우에는.. 아이들이 다 커버려서 더 이상 이런 곳에 데리고 다닐 나이는 아니라 아쉽습니다. 그냥 아내 심부름으로 저 혼자 꿀 사러갈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