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rmostat 교체하기

By | 2021-01-08

한국에서는 가정용 난방 기기를 보일러 Boiler 라고 통칭하곤 합니다. 왜냐하면 바닥난방은 대부분 물을 덥혀서 그걸 바닥에 깔린 파이프로 순환시킴으로써 온도를 높이게 되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난방기 구조에 상관없이 그냥 습관적으로 보일러라고 부릅니다. “여보! 아버님 댁에 보일러 놓아 드려야겠어요” 라고 말하지 “난방기 놓아드려야겠어요”라고 하진 않습니다. 하지만 캐나다에 와서 보일러라고 무심코 얘기하면 혼란이 시작될 수 있습니다. 이곳에서의 난방 방식은 많이 오래된 집이 아니라면 개스로 공기를 덮혀서 덕트를 통해 방에 공급하는 것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이런 경우에 난방장치는 퍼니스 Furnace 라고 부릅니다. 물론 캐나다에서도 오래된 집들에는 Boiler 가 사용되는 것을 볼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바닥 난방은 아니고 라디에이터가 집 안 여기 저기에 놓여있어서 그 속으로 뜨거운 물을 통과시켜서 라디에이터 주변의 공기를 덥히는 공기가열 방식입니다. 여기서 보일러 고장났다고 하면 집이 무척 오래됐구나 오해할 수도 있는거죠. Furnace 와 Boiler 는 구분해야겠습니다.

작년말 성탄절의 난방장치 고장 수리에 이어 새해가 되며 또 다른 지인에게서 온 SOS. 아내를 통해 집을 구입한 고객인데 걸어서 몇분 거리의 집이라 우리랑 동네 이웃이 된 분입니다. 갑자기 온도조절기 Thermostat 화면이 사라지면서 배터리를 교체하라는 표시만 보이는게 그게 깜빡거리기 시작했다는군요. 배터리를 새걸로 바꿔도 똑같은 현상은 계속된다고 하니 이상하지요? 아무튼 그때부터 난방이 돌지 않아서 집안이 냉골이랍니다.

아침식사를 마치고 방문했더니 전화로 들은대로 Battery 표시가 깜박거리고 그외에 아무것도 안 보입니다. 다른 새 배터리를 교체해도 마찬가지인데.. 지금 보니 배터리를 넣지 않아도 그 Battery 표시가 깜박거립니다. 이런 모습이라면 배터리가 아닌 써모스탯 자체 고장이 가능성이 무척 높아집니다. 온도조절기의 앞면을 떼어낸 뒤에 지하에 있는 Furnace 에 연결되어 있는 전선들 가운데 C 라인과 W 라인을 써모스탯에서 뽑아내서 합선을 시켜놓고 잠시 기다려봅니다.

지하로 내려가서 Furnace 창을 들여다보니 역시나 정상동작을 하기 시작하는군요. 파란 불꽃을 뿜으며 난방이 시작됩니다. 주인분에게 이 상태로 놓아둔채로 충분히 실내 온도가 올라갈 때까지 기다렸다가 위의 흰색 Wire Connector 를 돌려서 빼라고 알려주었습니다. 이런 전선 연결 커넥터를 한국에선 꼬깔콘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즉시 Canadian Tire 홈페이지에서 적당한 Thermostat 이 있는지 검색을 합니다. 집주인분이 원하는대로 Honeywell 제품으로 복잡하지 않은 모델을 찾습니다. 이집에 설치된 Thermostat 배선에는 24V 전원공급 라인이 없으므로 배터리로 동작하는 모델이어야 합니다. 그리고 매장에 재고가 있는 것어야하고요. 요즘은 코로나 Lock Down 상황이라서 매장 안에 들어가서 고를 수는 없으므로 Curb Side Pick Up 을 해야 합니다. 두시간쯤 지나서 물건이 Ready 되었다는 이메일을 받았고 달려가서 픽업해옵니다.

포장을 뜯고 내용물 확인을 합니다. 써모스탯 설치는 원래 매우 간단한 일입니다만.. 바로 옆에 위치한 환기 Ventilation 스윗치와 너무 가까와서 서로 간섭이 생기는 바람에 한번 달았던 것을 떼어네서 고정 Hole 들의 위치를 바꾼 뒤에 다시 달고 동작을 시켰습니다. 그래도 10분 정도 밖엔 안걸립니다.

겉으로 보이는 걸로 아무 이상 없는 것 같은데 그래도 동작 확인을 해야합니다. 우선 난방에서 온도 설정에 따라 켜지고 꺼지는지 확인. 잘 됩니다. 다음엔 에어컨 설정으로 바꿔서 실내 온도보다 낮게 셋팅을 해 봅니다. 밖의 에어컨 실외기가 돌아가기 시작하고 찬바람이 나옵니다. 사실 겨울엔 진짜 에어컨 찬 바람인지 그냥 실내 공기인지 헛갈릴 수 있습니다. 그럴때엔 Furnace 옆의 에어컨 열교환기에서 나오는 2 개의 가느다란 구리관을 손으로 만져봅니다. 에어컨이 정상동작을 하면 그 둘 중의 한개, 단열재로 둘러쌓이지 않은 그 구리관이 따끈따끈해집니다. 그러면 정상 동작 하는걸로 볼 수 있습니다.

모든게 다 정상동작입니다. 며칠이 지난 지금 현재까지 잘 돌아가고 있다고 합니다. 다시 따뜻하게 지내실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2 thoughts on “Thermostat 교체하기

  1. Lucy

    안녕하세요
    저는 미국 사는데, 써모스탯이 망가져서 수리를 해야하는데
    주말이라 사람을 부르려니 $400불을 챠지합니다. 한번 출장나오는 비용이지요. 노동비와 부품비 합치면 $800 이상 들 것 같습니다. 그래서 남편이 와이링ㅇㄹ 했는데 에어컨이 동작 안됩니다. 혹시 떠모스탯 와이어링하는 데 문제가 있었을까요 아니면 본체에 문제가 있는걸까요? 떠모스탯을 바꾸기전에는 기계가 동작되었습니다.

  2. xaran Post author

    직접 보지 않고는 뭐가 문제라고 하기 어렵습니다. 적으신 글만 가지고는 Thermostat 이 문제인지 아니면 에어컨이 문제인지도 모르겠고요. 동작이 안 되는게 어떤 증상인지 적으셔야 좀 더 진단이 될 것 같습니다. 기존의 Thermostat 에는 전원이 들어오는지, 에러메시지는 없는지, 에어컨 실외기는 돌아가는지, 내부 공기 순환 모터는 가동되는지, 다 돌아가는데 찬공기만 안 만들어지는건지, 등등… 일반적인 가정용 Thermostat 자체는 100불 넘지 않습니다. 특별히 다른 기능이 들어가게 되면 그때 가격이 비싸지는건데 그렇다고해도 400불은 물론 200불까지 가진 않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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