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착서비스 받을까 말까?

By | 2019-10-06

이곳 캐나다 런던에 랜딩서비스가 있느냐는 질문이 있었습니다. 랜딩서비스, 혹은 정착서비스라고 하는 것의 역사는 꽤 오래 된 것 같습니다. 우리 가족이 태국 치앙마이에 살던 10여년전에 그곳에서도 정착 서비스를 한다고 활동하던 사람이 있었습니다. 태국에 살기 시작한지 1년도 안된 사람이 그걸 하겠다고 하더니 결국은 온갖 문제를 일으킨 끝에 그곳에서 사라졌습니다. 그 뒤로 몇몇 사람이 새로 정착서비스를 다시 작하더군요. 그런 곳에서도 있는데 한인들이 많이 살고 또 이민의 역사가 오래된 미국과 캐나다의 도시들에는 더 오래전부터 더 많은 사람들이 그걸 하고 있었겠지요. 네, 런던에도 있습니다. 최소한 10여년전에도 그에 대한 얘기가 있었던 흔적이 인터넷을 검색해보면 보입니다.

다들 들어봤듯이 정착서비스에 대해선 말이 좀 많습니다. 과연 정착서비스라는 것이 쓸데없이 돈 버리는 일인가, 아니면 그래도 있어야 하는 서비스인가라며 의문을 많이 제시합니다. 양쪽 다 맞는 부분이 있습니다. 적지않은 불만을 토로하는 분들도 있고, 정착서비스를 받아서 다행이었다는 분들도 있습니다. 필요하다는 경우의 예를 들자면 영어가 안되는 여성 혼자 어린 아이를 하나 혹은 더 데리고 전혀 아는 사람 없는 캐나다의 어느 도시에 눈내리는 겨울에 도착한 경우에는 누군가 도와주지 않으면 정말 힘들어지겠지요. 이런 분들에게 “누가나 혼자 할 수 있어요” 라고 주장하는 것은 다른 사람의 상황을 몰라서 하는 주장일겁니다. 정착 서비스가 불필요하다는 주장도 많은 경우에 납득이 됩니다. 요즘엔 영어를 충분히 구사하거나 해외 경험이 있는 분들이 많이 오니까 특히 더 그렇고, 영어가 부족해도 은행과 전화회사 매장, 자동차 딜러쉽에도 한인 직원이 있는 곳들이 있으니까요. 결론은 누구에겐 필요하고 또 누구에겐 돈 버리는 일이 될 수 있을뿐 모두에게 맞는 해답은 없습니다.

저도 2년전에 정착서비스를 몇 번 제공한 적이 있습니다. 그게 제대로 서비스를 하려고 했더니 꽤 쉽지 않은 일이더군요. 더구나 본업이 있는 상태에서는 말이죠. 렌트 구하는 것과 자동차 구입이 가장 힘든 일이었습니다. 혹시나 딜러와 짜고 고스톱 친다는 오해를 살까봐 고객이 가보고 싶은 딜러쉽 다 데리고 다니면서 상담 통역하고, 가령 Honda 매장도 북쪽 혼다 매장엔 가격 맞는 차가 없다고 해서 남쪽 혼다에도 가서 또 상담하고 현대자동차도 가고 도요다도 방문하기도 한 적도 있었죠. 그래도 대개는 이렇게까지 돌아다니길 원하진 않으셔서 다행이었습니다. 렌트 구할 때에도 고객이 렌트 검색 사이트에서 보고 괜찮다고 하는 아파트 주소를 알려오면 일일이 방문해서 상담도 하고 사진도 찍어 보내고.. 여러 곳을 그렇게 방문하곤 했습니다. 욕안먹고 하자고 하면 무척 힘듭니다. 이제 그 일 안 한지 오래 됐습니다. 내 자신의 비즈니스 운영만으로도 너무 바쁩니다.

일단 영어가 된다? 그러면 인터넷에서 충분히 사전 조사를 하시면 어느 정도 초기 정착을 혼자 할 수 있습니다. 필수적인 사항을 뽑아보자면…

토론토 공항 픽업
임시숙소 구하기 (필요할 경우)
집 구하기 진행 (렌트 또는 구매)
유틸리티 신청 (집전화, 휴대폰, 인터넷, 전기, 개스, 온수기 렌트)
본인 컬리지 입학 경우 학교 방문 및 등록
자녀 학교 등록 (교육청 및 학교)
은행 방문 (계좌 개설 및 신용카드 신청)
운전면허증 교환
자동차 구입 (딜러쉽 방문)
자동차 보험, 집보험 가입

대충 이 정도를 뽑을 수 있겠습니다. 인터넷에서 각 도시에 대해 조사를 하고 블로그, 카페 등의 경험담도 읽으면서 준비를 하시면 됩니다. 정 안되겠다고 싶을 경우에는 정착서비스를 받는 방법을 찾으시게 되는데.. 정착 서비스를 받고 안 받고를 떠나서 왜 그것에 대해 말이 많을까요? 정착서비스가 항상 불만을 야기하는 것은 아닙니다. 모든 일에서 항상 그렇듯이.. 불만 있는 분들이 더 적극적으로 글을 쓰고 얘기를 전하기 때문이죠. 그리고 정해진 규정이 있는 게 아니라서 서로간에 기대치가 다르고 또 이게 무슨 자격증을 필요로 하는 서비스도 아니고, 비즈니스 라이센스를 받고 하는 일도 아니고, 한국 내에서 미리 그 서비스 제공자에 대해 알고 오기도 힘들고 한 거니까요. 아무튼 요즘엔 거의 기업적으로 정착 서비스를 하는 사람도 있어보이고 쉽게 돈 버는 일처럼 보여서인지 이사람 저사람 부업삼아 뛰어들기도 하는 것 같으니까, 꼭 필요하다 싶어서 정착서비스를 받고자 하는 분들에게 기존에 경험한 사람들의 불만이 어떤 것인지 보여드리고자 합니다.

1) 너무 비싸다
정해진 가격이 없습니다. 다른 도시 경우는 모르겠고 런던의 경우 1500 불도 있고 2천불도 있고 2천5백불 냈다는 분도 봤습니다. 만약 같은 종류의 서비스, 같은 수준의 품질이라면 너무 차이가 나는겁니다. 물론 서비스하는 사람들마다 서비스 차이가 있기도 하지만, 완번 엉망이면서도 가격이 훨씬 비싼 경우도 있습니다. 유학원이나 교회 등에서 소개하는 경우에는 업자가 소개비를 더 얹어서 받을 경우가 있어서 원래 가격보다 그만큼 더 올라가기도 합니다.

2) 서비스한다는 사람이 영어를 잘 못 한다
이것도 자주 든는 불만입니다. 서비스 제공자 본인이 영어로 상담을 통역 할만큼 안 되니 은행을 갈 때도 한인 직원과 시간을 예약해서 하고, 자동차 매장에 가는 것도 한인 직원이 있는 곳에만 데려가고, 그밖에 뭔가 예상치 못한 문제가 생기는 경우에 당췌 해결을 못 하더라는거죠. 영어도 못 하고 캐나다에 온지 1년도 안 된 분이 서비스를 하는 것도 봤습니다.

3) 단체로 끌고 다닌다.
동시에 한가족 이상을 큰 차에 태우고 서비스를 하러 다니더라는 것이죠. 당연 기분이 나쁘고 시간은 더 걸리고 서비스 질이 떨어집니다. 애초에 한번에 한가족만 서비스한다는는 약속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건 문제가 안된다고 업자가 주장할 수도 있지만, 이건 너무 심한 경우겠죠? 주로 업자나 종교단체와 얘기가 되어서 그를 통해 많은 고객을 유치하는 업자의 경우입니다. 그 서비스 요금 가운데 일정 부분은 소개한 쪽으로 전달되는게 보통입니다.

4) 렌트 구하면서 문제가 생긴다
렌트 매물이 많으면 괜찮았을텐데 매물이 적으면 일반 개인 (정착서비스 제공자)들이 제대로 렌트를 구해주기 힙듭니다. 이럴 때 정착서비스 업자는 리얼터에게 주는 수수료 절약하겠다며 낑낑대면서 혼자 찾다가 엉망이 되기도 합니다. 렌트를 구했어도 그 집에 대해서, 그리고 그 지역에 대해서 제대로 조사 및 안내를 안 해준게 문제가 되기도 합니다. 렌트 1천8백불에 방 3개라고 했더니, 그런 집을 구해주긴 했는데 아이들 학군이 맘에 안 든다거나 교통이 불편하거나 주변분위기가 으시시한 곳이어서 렌트 해지해서 손해를 감수하고 나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데 자신은 계약을 깨면서까지 일찍 떠나면서 그 집의 서브렛 광고를 한인들에게 내면서 동네가 좋다고 설명하는 것은 좀…. 어쨌든 집을 구하는 것도 그렇지만 렌트도 맘에 맞는걸 미리 찾기는 쉽지 않지요.

5) 일정이 너무 빡빡하다
단 사흘만에 모든 정착서비스를 다 끝내버리는 바람에, 시차적응도 안 된 상태에서 끌려다니느라고 죽는줄 알았다…. 라는 불만도 보입니다. 정착서비스를 여러 건 진행하는 개인 또는 업체는 항상 이렇게 서비스를 추진합니다. 대개 런던에 오는 분들이 학교 일정에 맞춰서 오기 때문에 일정 시즌에 겹치는 경우지요. 시간이 돈인데 일주일에 두 가족은 처리해야겠죠. 그럼 스케쥴을 잘 잡아서 3일만에 처리합니다. 이건 개인간의 호불호가 갈리는 사항입니다. 이래서 좋다는 분도 있고 싫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6) 일정이 너무 느리다
반면에, 정착 서비스를 너무 천천히 며칠에 하나씩 처리해 주는 바람에 시간 낭비, 임시숙소 비용 낭비를 했다는 불만도 있지요. 서비스 하는 업자에게 다른 직업, 특히 직접 출근을 하거나 근무를 해야되는 직업이 있을 때 그 업무 시간을 피하면서 하다보면 그렇게 되곤 합니다. 이것도 호불호가 갈리는 사항으로 이렇게 천천히 하는게 더 좋다는 분도 있습니다. 단, 너무 느리지는 않게..

7) 특정 업자 또는 업체만 소개한다
자동차 구입을 하는데 특정 딜러쉽 업체만 소개하거나 그곳을 강력 추천을 한다… 많이 보는 사례입니다. 가령 런던에 거주할 분에게 토론토의 중고차 매장을 강력 권고하는 것은 좀 거시기합니다. 이럴 때 적지 않은 불만 사례가, 구매한 차에 하자가 있어서 문의했더니 토론토까지 다시 가져오라는 대답을 받았답니다. 런던에 살기위해 처음 오실 때는 차 구입은 런던 지역에서 하시는게 좋습니다. 정착서비스 하는 업자가 런던에 있는 딜러쉽에 데려가서 차를 구입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딜러쉽과 미리 얘기가 되어서 차 값에 소개료를 얹어서 받아더라고 하는 얘기도 있었습니다.

8) 정착서비스 업자가 남에게 일 시키더라
차 구입, 렌트 계약, 유틸리티 신청, 운전면허 교환 등등의 서비스를 다 해준다고 해서 비용을 지불했는데 정착 업자가 하는 일은 별로 없고 렌트는 리얼터에게 맡기고 운전면허 교환은 자동차 보험 브로커에게 맞기는 등으로 최대한 자기 손 안 대고 남을 시킵니다. 자기는 렌트 찾아서 계약하는 조건을 포함해서 돈을 받았지만 리얼터에게는 한푼도 안 주고 그저 렌트를 내 주는 건물주에게 수수료 받으면 된다고 얘기합니다. 집 렌트가 된 다음엔 전기, 인터넷, 개스 등등의 유틸리티는 당연히 리얼터가 신청해줘야 한다며 던져버립니다. 자동차 보험 브로커에게도 자신이 고객을 소개시켜주니까 그 소개비 받는 대신에 운전면허 교환 좀 대신 해 달라고 하면서 면허 시험장까지 교통편까지 해달라고 시킵니다. 이런 업자들은 처음 캐나다 와서 영어가 부족한 애들 영어과외가 필요하다고 하면 선생을 소개시켜준다면서 선생에게 소개비를 요구합니다.

9) 서비스 도중에 자기 볼일 보기
런던에 막 도착한 고객 가족을 데리고 정착 서비스를 하는 중에 개인 볼일이나 업무를 보는 경우입니다. 좀 오래전 이야기지만, 자기 교회 예배시간이라며 교회에 데려가서 예배가 끝날 때까지 그 안에서 기다리게 한 경우도 있었다는 유명한 일화도 전해집니다…..

대충 생각나는데로 적은게 이 정도입니다. 또 뭐가 있을까요. 더 있겠죠? 물론 모든 업자가 그런것은 아니니까 미리부터 모두 다 의심하며 색안경을 끼고 보시면 안되겠지요. 요즘엔 직접 정착을 하거나, 꼭 필요한 부분만 일부 도움을 받아서 하는 것도 예전에 비해서 충분히 가능한 일입니다. 만약 꼭 필요하다 싶아서 정착서비스를 받고 싶다면, 아무 업자가 하던 알아서 다 잘 해주겠지 생각하거나, 이주공사나 유학원에서 연결해주는 업자를 무조건 믿을 필요는 없습니다. 캐나다 해당 지역에 대해서 잘 알지도 못하고, 영어 구사 능력이 충분히 없거나, 불성실하게 일을 처리하는 경우도 없지는 않다는 것이고 정말 재수없게 그런 경우를 당하지 않도록 충분히 알아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죠. 그리고 서비스 업자와 기대치가 충분히 일치하는지를 미리 확인해 보시기도 바랍니다. 좀 대화를 나눠보면 파악이 가능합니다. 그 뒤에는 자신의 판단에 맡겨야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