긁어 부스럼 만들기

By | 2017-05-12

(Updated on 04/15/2019)

그 대단하신 분이 또 내 글에 대해서 초상권, 명예훼손으로 게시중단 시켰다네.. 그럼 그대로 긁어와서 이렇게 또 올려야지. 내가 거짓말 한 것도 없고, 당신은 이미 연예인이고 혐오범죄 전과자기 때문에 일반적인 초상권은 없소이다. 그게 싫다면 온라인에 떠있는 모든 당신 사진 내리라고 하는게 맞겠지요. 아니면 MBC 에 요청해서 예전에 뉴스에 음주운전/사체유기/뺑소니 등의 사건을 보도한 내용에 대해 방송 저작권을 침해했다고 이 글 맨 끝에 있는 TV 뉴스 캡쳐한걸 내려달라고 하던지. MBC 명의로 오면 그건 내리겠슴. 이번에 다시 올리면서는 내용을 좀 더 추가해서.. 당신꼐선 계속 TV 나와서 아그들 데리고 개그나 하며 돈 많이 버시오. 아, 이제 개그 하기엔 너무 연로한가? 또 아무튼 게시 중단 시키면 더 광범위하게 퍼뜨리겠습니다. 네이버, 다음 등은 물론 구글 애드에 돈내고 상위검색순위에 들어가게 할 것이고, Facebook 에도 유료 Top 광고로 뜨게 해 드리겠습니다. anti-조형기.com 사이트를 새로 만드는 것은 어떨까 싶기도 하네요? 당신이 직접 컴퓨터 앞에 앉아 이런 ‘긁어부스럼’을 만들고 있진 않을 것이고 누군가에게 돈주고 시키는 것이겠지요. 돈이 아깝습니다. 차라리 나를 비롯한 여러 사람들에게 메일을 보내서,

“그동안 제가 저지른 짓때문에 맘고생 많았고 피해자와 그 가족들에게도 너무 미안했습니다. 제가 이제껏 연예인으로 벌어온 돈 중에서 상당부분을 그분들에게 드리면서 보상해왔지만, 그분의 억울한 죽음을 되돌리진 못하는게 한스럽습니다. 이제 저도 자식도 컸고하니 제 가족들에게 제가 지은 죄때문에 힘들어하는 일이 없었으면 싶으니 글을 내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라는 식으로 나오는게 맞지 않을런가? 보면 볼수록 더 뻔뻔스럽다. 애초에 아무도 방문하지도 않는 카페 게시판에 올려 있는 거의 10년전의 내 글을 가지고 문제 삼은게 잘못이다..

살인 전과자 조형기에 대한 재밌는 글이 https://namu.wiki/w/%EC%A1%B0%ED%98%95%EA%B8%B0 에 있습니다. 읽어보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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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어느날, 네이버에 접속을 했는데 이메일이 도착했다는 표시가 보인다. 클릭해서 메일 페이지로 들어가니 새 메일의 제목이 뜨는데… 이게 뭔소리다냐?

내가 쓴 글을 누가 함부로 게시중단하냔 말인가.  신고센터? 내가 쓴 글을 가지고 누가 신고했다는 말이네.  그런데 내가 요즘 신고당할만한 내용의 글을 쓴적이 있었던가? 요즘 내가 좀 까칠하긴해도 그렇게까진 아닐텐데?

다시 글 목록을 클릭해서 내용을 읽어본즉…

게시중단 요청을 한 사람이 조형기라고? 이게 누굴까. 어디서 들어본 이름인데.. 누구던 상관없다. 나랑 뭐 한판 해보자는건가본데 맘대로 하라지. ‘대상 게시물’의 카페명이 ‘antisaki’ 라는 곳인데, 내가 이런 곳에 글을 쓴 적이 있었던가? 그것도 영 미스테리다. 기억이 안 난다. 일단은 클릭해서 들어가봤다.

2009년에 작성했다고 하면 자그마치 8년전에 쓴거니까 기억이  안 날 수 밖에… 맞다! 곧바로 확~ 기억이 나 버렸다. 이 ‘조형기’는 바로 그 ‘조형기’가 맞다. 젊은애들 나오는 예능 프로그램에 나와서 자식뻘 조카뻘 되는 애들 옆에서 ‘좌우지 장지지지’ 춤을 추며 콩글리쉬 팝송 개그를 하며 웃음을 사기 위해 무던히도 애를 쓰던 그 자가 맞다. 그 조형기가 1990년대에 음주운전으로 사람을 죽여놓고 범행을 숨기기 위해 시체를 유기했는데 너무 취한 상태라서 그만 도망을 가지 못하고 차 안에서 잠이 들었다가 붙잡혔고 재판에서 3년형인가 5년형인가 선고받았지만 실제로는 몇달 안 살고 나왔다는 글을 읽고 그건 말이 안된다는 내용을 글을 쓴 적이 있었다.

그런데… 8년이나 지난 지금 왜? 그리고 지금은 아무도 찾는 이 없이 방치되어 있는 인터넷 카페의 글을 왜 건드려? 게다가 ‘명예훼손’ 운운하면서? 확 열이 받친다. 오래전 일이고 그동안 반성하고 살았으니 지워달라고 부탁을 하는 것도 아니고, 명예훼손이라고…? 자신이 피해자라고? 제대로 죄값을 치뤘으면 그럴 수도 있겠다 싶지만, 그것도 아닌데도 말이다.

바로 네이버에 반박메일을 보냈다. “구글은 물론 네이버에서 조형기 음주운전 살인이라고 검색해서 어떤 결과가 뜨는지 보시오. 이렇게 광범위하게 퍼져있는 정보이고, 또한 그 범죄를 저지르고 재판을 받고 실형을 선고받았다는 것도 분명한 사실인데 명예홰손이라는 것은 말이 안되다. 바로 시정하라’고 요구했다.

그 결과로 네이버로부터 받은 메일이 아래의 내용이다.  한달 뒤에 내 글은 복원될 예정이고 이 글에 대한 게시중단 요구가 다시 받아들여지진 않을 것이란다.

정말로 인터넷이라는 사이버 세상에 대해 너무 무지하다라는 생각밖에 안 든다. 애초부터 무리한 행동이었는데 아마도 법을 들먹거리면 내가 겁이 나서 꼬리를 감출줄 알았을게다. 그렇게 찔러보는 사람들은 가끔씩 보아왔다. 하지만 나같은 사람을 건드려봤자 정말 긁어 부스럼밖에 안 되는 일이다. 지금이라도 정중히 “그동안 많이 반성해 왔다”면서 부탁하면 또 모르겠다. 10년전에 한국을 떠나기 전에 TV 에서 본 그의 모습은, 캐나다에 아내와 자식들을 보내고 기러기 아빠 생활을 하면서 너무 외롭다며 훌쩍이는 것이었다. 그 모습을 생각하면 쪼금 마음을 달리 먹을까 싶었지만… 자신의 과거에 대한 흔적을 지우겠다며 인터넷을 뒤져가며 설치는 행동이 나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아주 광범위하게 자행되는 것임을 확인한 뒤에는 생각이 달라졌다.

http://blog.naver.com/978kim/220962621077

이때 생각난 캐나다에서의 사건 하나. 지난 2015년에 18억불대의 재산을 가진 토론토 부동산 재벌 무조(Muzzo) 집안의 손자인 마르코 (Marco Muzzo)는  결혼을 앞두고 미국 플로리다 마이애미에서 친구들과 총각파티를 열고 프라이빗 제트기 편으로 토론토 공항에 밤에 도착해서 다시 친구들과 술을 마신 뒤에 차를 몰고 별장으로 향했다. STOP 사인에서 멈추지 않고 그대로 달리다가 반대쪽에서 서있던 미니밴을 들이받았고 차에는 할아버지가 손주 셋을 태우고 가는 중이었는데 모두 현장에서 사망하는 참극을 낳고 말았다. 이때 마르코의 혈중 농도는 법적 기준의 세배를 넘는 수준.. 별로 다치지 않는 그는 체포되었고 재판을 받았고 10년형을 선고받았다. 형을 살고 난 뒤에는 다시 12년간 운전이 금지된다. 아래 사진이 그의 모습이다. 무조 집안은 최고 수준의 변호인단을 선임했지만, 10년형이면 최소한으로 줄일만큼 줄인 형량이라며 혹시나 괴씸죄가 추가될까봐 정상참작 운운하는 일은 없었다고 한다. 나도 이 사건 기사는 열심히 봤을만큼 대중의 시선이 워낙 싸늘함을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재벌3세, 마이애미에서의 총각파티,  프라이빗 제트기… 피해자 가족은 Muzzo 집안에 2천5백만불의 피해보상 소송을 했다는데 과연 얼마로 낙찰될지는 모르겠지만 천만불대 이상은 될텐데,  한국의 조형기 씨는 큰 부자는 아닐테지만 사고로 사망한 32세 여성에게 과연 어떤 보상을 했을까. 열심히 개그를 하면서 번 돈은 캐나다의 자기 가족뿐 아니래 피해자 가족에게도 전달되었으리라 믿고 싶다.

(사건 당시 29세였던 Marco Muzzo 의 모습. 팬쇼 컬리지 졸업했다고 함)

(희생된 당시 나이 2, 5, 9 세의 아이들)

이제 며칠 후에 그에 대한 내 글이 복원 완료되면 다시 한번 일명 ‘킬러 조’의 명성을 만방에 떨치게 되는 기회를 마련할까 하는 생각이 든다. 지금이래도 늦지않았다. 무차별 게시금지 요청 대신, 지금이래도 겸허한 마음으로 자신이 과거에 저지른 일을 반성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훨씬 더 나은 결과를 보이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