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가지 간단한 전자제품 고장 수리

By | 2012-08-23

집에서 사용하는 전자제품이 고장나면 일단은 당혹스러워들 합니다. 토론토 쪽에는 한국 분들이 운영하는 수리 센터가 여러개 있지만 이곳 런던에는 전혀 없었기 때문에 적지 않은 분들이 수리를 아예 포기하기도 하시더군요. 토론토에서 출장 수리를 하러 오지도 않을 뿐더러 설령 온다고 해도 수백불의 출장비를 지불해야 하고 출장온다고 반드시 수리가 되는 것도 아니니까요. 어느 분이 냉장고가 고장나서 토론토의 업체에 전화했더니 직접 물건을 가져오라고 한다더군요. 그리고 런던의 캐네디언 수리 업체를 부르는 것에 대해선 꽤나 부담을 느끼십니다. 하지만 집에서 사용하는 가전제품이나, 기타 전자제품 수리.. 경우에 따라서 아주 단순한 고장일 경우가 많습니다. 그에 따른 수리도 항상 간단한 것만은 아니지만 의외로 쉽게 수리할 수도 있지요. 냉장고나 에어컨 같은 것들은 원리가 단순한 만큼 고장의 원인 파악도 쉽게 이루어질 수 있지만 컴프레서나 메인 모터가 망가지거나 하면 오히려 새로 사는 것이 나을 수도 있으니까요. 제가 최근에 수리했던 몇가지 경우가 그런 간단한 것들이었는데 아래에 그 예를 보입니다.


1. 노트북 컴퓨터 전원 어댑터

이분은 노트북 컴퓨터의 전원 어댑터를 본체에 꽂아도 전원 공급도 배터리 충전도 되지 않는 경우입니다. 전원 잭을 손으로 꽉 눌러보며 잠시 충전 램프가 들어오기도 하지만 손을 때면 바로 꺼집니다. 하루라도 컴퓨터를 쓰지 않으면 거의 생존이 어려울 정도로 컴퓨터에 의존을 많이 하고 있는 요즘에는 참 어려운 문제죠. 게다가 컴퓨터가 집에 이것 한대 밖에 없어서 노트북 배터리가 다 방전되기 전에 꼭 해결을 해야해서 이곳 저곳 알아보다가 제 전화번호를 받고 연락해서 즉시 저희 집으로 물건을 가져오셨습니다.


멀티미터로 측정을 했더니 다행히 노트북 컴퓨터에는 이상이 없고 어댑터 잭 내부에서 선이 끊어진 것으로 판단이 되었습니다. 문제는 이 특정 어댑터를 로컬에서 구입하려 했더니 당장 가지고 있는 곳이 없었고 또 주문을 하면 비용은 둘째 치고라도 며칠이 걸려야 하고요. 이것을 위해서 토론토까지 갔다와야하나.. 제가 질문을 했습니다. “이 잭을 다 뜯어내서 알몸을 드러낸 뒤에 땜질을 하면 해결은 되지만 외견상 못 생겨집니다. 그래도 괜찮으시다면…?” 대답은 물론 Yes 였습니다. 칼로 정성껏 플래스틱 외피를 잘라내고 속을 들여다 봤더니 역시 선의 연결부위가 끊어져 있었습니다. 다른 굵은 구리선을 대고 두껍게 납땜을 하고 절연 테이프를 감은 뒤에 케이블 타이로 단단히 고정을 시켜서 작업을 마쳤습니다. 노트북에 전원을 꽂으니 당연히 전원 램프가 켜지고 충전히 되기 시작합니다… 앞으로 케이블을 무리하게 잡아당기거나 구부리지만 않으면 거의 어댑터 내부 회로의 수명만큼 쓰실 수 있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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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휴대 전화기 충전 어댑터


이것도 어댑터 내부의 선이 끊어진 문제였습니다. 위의 고장과 다른 점은 본체에 연결되는 잭이 아니라 전원 컨센트에 연결된 부분의 선이 끊어졌다는 점이죠. 위에서는 몰딩된 플라스틱 외피를 칼로 조심스레 잘라내야 했지만 여기서는 전원 충전 잭의 고정 스크류를 미니 드라이버로 풀어서 분해해 내면 되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쉬웠습니다. 이것도 예전보다 더 단단하게 땜질을 하고 케이블 자체도 케이스에 꽉 고정을 해서 더 개선된 결과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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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를 마친 뒤에 어댑터를 전화기에 꽂았더니 역시 충전 표시가 화면에 표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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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김치 냉장고 스위치


김치 냉장고의 컴프레서라던가 다른 기능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고 단지 전면부에 있는 기능 설정 스위치가 고장난 경우입니다. 한국에서 이삿짐으로 오면서 다른 물건에 꽉 눌린 채로 한달 넘게 컨테이너에서 있으며서 스위치의 기능을 상실한 것이죠. 가장 쉬운 방법은 동일한 종류의 설정 스위치를 구해서 교체해 주는 것인데 이게 단순한 스위치가 아니라 다이얼을 돌리면서 기능을 고르고 최종적으로 꽉 눌러주면 그 시점에 선택된 항목이 실행되는 방식을 한 개의 스위치에서 구현하는 것이라 구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8년된 모델이고 더구나 한국에서 가져온 것이라 그게 더 힘듭니다. 그래서 생각해 낸 방법이 기존 스위치 옆에 작은 구멍을 내고 거기에 소형 스위치를 달고 내부에서 전선을 빼서 연결을 해주는 겁니다. 그러면 스위치를 꽉 눌려줄 필요가 있을 때마다 원래의 스위치 대신 이걸 누르는 것이죠. 결과적으로는 원래와 100% 동일한 기능을 만들어주진 못했지만 일반 냉장고로서의 기능은 구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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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김치 냉장고 센서


냉장고 에는 내부 온도의 감지를 위해서 몇개씩 온도 센서가 들어가 있습니다. 이 센서가 고장나면 냉장고는 그 사실을 감지해서 에러 표시를 보이고 동작을 아예 멈춰버리죠. 센서가 고장났는데도 냉장고가 동작하게 만들면 자칫 과냉각을 하거나 혹은 음식물이 들어 있는데 내부 온도가 너무 높아져서 상해버리는 결과를 낳기 때문입니다. 문제의 이 김치 냉장고는 “LL” 이라는 문자 표시를 하면서 동작을 멈췄습니다. 매뉴얼을 찾아보니 이건 왼쪽 냉장칸의 온도 센서 에러였습니다. 온도 센서 에러라고 해서 반드시 센서 부품 자체가 고장난 것이라고 볼 수는 없기 때문에 일단 아래 사진처럼 분해는 해 봐야 합니다. 그리고 몇가지 점검을 해서 케이블 문제인지, 커넥터 문제인지, 그리고 센서가 불량인지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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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 옆에는 간단한 회로도가 붙어있습니다만 이걸로 제품의 모든 것을 알아낼 수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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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 제품의 서비스 매뉴얼을 인터넷에서 찾아냈지만 유료 정보로 25불을 내야하더군요. 오기가 나서 25불 결제해서 다운로드 받아서 열심히 살펴봤습니다. 정작 수리에는 큰 도움을 주진 않았습니다만…


확인 결과 분명히 센서 부품의 불량으로 판명이 났지만.. 문제는 그것을 어떻게 구하는 것인지의 여부입니다. 가전 제품을 판매하는 부품 공급 사이트에 가서 검색해봐도 동일 부품은 구할 수 없었고, 간신히 찾아냈지만 미국 사이트였고 거기에 문의했더니 캐나다로 우송하지는 않는다고 하고… 토론토의 가전 수리점에 부품 문의를 했더니 뭔가 하나 보내준다고는 하지만 100불 정도가 소요되고 최종 결과는 보장할 수 없다더군요. 그래서 대치품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가장 부품특성이 비슷한 것으로… 그래서 찾아내어 우편으로 주문한 것이 아래의 부품입니다. 물건 값은 12불, 우송료 13불, 합계가 25불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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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을 얘기하자면, 센서를 교체하고 냉장고를 재조립해서 전원을 넣었더니 동작을 하기 시작했지만 바로 또 다른 고장이 발견되었습니다. 냉장/냉동실의 온도가 들쑥날쑥한 것입니다. 메인 보드를 교체하면 확실히 수리를 할 수 있는 증상이었지만 그 비용이 만만치가 않아서 선택할 방법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그 후 며칠간 메인 보드를 집중 공략했습니다. 그래서 발견한 사실은 제어회로판의 릴레이도 고장이 났다는 점이었습니다. 이 때도 부품의 조달이 문제였습니다. 한국에서라면 용산에 달려가서 비슷한 것이라도 사 올텐데 여기서는 그게 쉽지 않습니다. 아무튼 제가 할 수 있는 편법을 개발해서 “대충” 땜빵을 했더니 “대충” 동작을 하게는 되었습니다. 사용할 수 있을 만큼이죠… (글 제목은 간단한 수리에 대한 것이었는데 이건 간단한게 아니네요…)


5. 슬러시 머신 수리


이건 사실 수리는 아닙니다. 기계 자체는 문제가 없었는데 온도 설정과 동작 설정에 문제가 있었던 것입니다. 저도 처음엔 원인을 잘 몰라서 분해를 해서 여기 저기 살펴봤지만 고장난 곳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이 기계를 처음 설치해서 사용하신 업주 분의 설명대로 설정을 해도 얼음과 물의 중간 단계인 슬러시가 만들어지지 않고 계속 물 상태로 되거나 그냥 얼어버리기만 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설정 다이얼을 자세히 살펴보니 업주 분의 설명과는 다른 식으로 설정을 해야하는 것 같더군요. 그래서 바꿔보았더니 드디어 슬러시가 만들어지고 그 상태로 유지가 되기 시작했습니다. 아무튼 덕분에 슬러시 머신이 어떤 식으로 동작하는지에 대해 공부 한판 잘 한 경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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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정말 간단한 에어콘 수리


얼마전에 12,000 BTU 용량의 창문형 에어컨이 고장났다고 하여 날을 잡아서 찾아갔습니다. 증상인즉, 시원한 바람을 방안으로 불어넣어주는 Fan 이 전혀 돌지 않는 것이었지요. 창문형 에어컨의 경우에 찬 바람을 방 안으로 불어주는 Fan은 집 밖으로 더운바람을 내보내는 Fan (컨덴서 장치)도 함께 돌려주기도 합니다. 당연히 이 날개가 돌지 않으면 전혀 아무런 기능도 하지를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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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형 치고는 용량이 큰 것이라 무게가 꽤 나갑니다. 방 바닥에 내려놓고 이러 돌리고 저리 돌리면서 스크류를 다 빼줬는데도 내부 몸체가 밖으로 빠지질 않습니다. 뒷쪽에서 드라이버를 지랫대 삼아 조금씩 누르니까 그제서야 조금씩 앞으로 밀려나갑니다. 손으로 잡을만한 부분이 드러난 뒤에 이제 발로 섀시를 받치면서 두손으로 몸체를 당겨서 쭉 뽑아내는데.. 뭔가 내부 Fan 쪽에서 툭하고 떨어지는게 있습니다. “아이구, 내가 뽑는걸 잘못해서 뭔가 부러졌나보다” 싶었는데 자세히 그걸 살펴보니 스티로폼 조각이네요. 박스에 이 제품을 포장하면서 코너에 넣는 것처럼 보이고 표면에는 REMOVE 라고 양각이 되어 있습니다. 사용하기 전에 제거하라는 의미겠지요. 도대체 이게 어떻게 에어컨 내부에 들어갔을까 싶었는데, 생각해보니 이것이 날개에 꽉 끼어있던 것 같더군요. 아래 사진에서 빨강 동그리미로 표시된 것이 그 스티로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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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밖으로 빼 놓고 전원코드를 다시 끼우고 스위치를 켰습니다. 아까는 꿈쩍도 안 하던 팬이 돌아갑니다. 처음엔 찬 바람이 안 나오더니 몇분 지나서 컴프레서가 동작하기 시작하더니 드다시 강력한 찬 바람이 만들어지기 시작합니다. 다행히도 아주 간단한 문제였고 쉽게 고쳤습니다. 이제 여름은 다 끝나고 가을로 들어가는 시점이라 내년 여름까지 에어컨을 켤 일은 없겠지만 그래도 뭔가 고치고 나면 개운한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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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족 – 위에서처럼 이것 저것 가전 제품들의 간단한 수리를 많이 하지만 어쩔 때는 컴퓨터를 분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내부에서 소음이 난다거나 화면이 안 나온다거나 CPU 를 업그레이드한다거나 등등… 아래 사진처럼 말이죠.. 이것도 요령을 알면 그리 어렵진 않습니다. 노트북 컴퓨터의 조립 분해 패턴이 거의 비슷하니까요. 문제는 이렇게 분해하긴 쉬워도 수리 자체는 쉽지 않다는 점입니다. 그냥 메모리 에러, 하드 에러, 전원 어댑터 에러 이 정도면 쉬운데 그 밖의 경우에 컴퓨터 보증 기간이 지난 뒤에라면 좀 막막하죠. 고쳐도 비용이 최소한 2~3백불씩 들기도 합니다… 그래서 메인 보드 고장이 안 나길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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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thought on “몇가지 간단한 전자제품 고장 수리

  1. 미국사는사람

    완전히 막막했는데 덕분에 배우고 갑니다납땜기가 있었으면 편했을 텐데 지금 분해후 마스킹 태이프로 감싸놨습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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