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배터리 리필하기 [2]

By | 2010-02-10

내가 사용하는 노트북 컴퓨터 배터리 팩의 내부 공간은 정확히 8 개의 똑같은 사이즈의 셀(Cell)을 넣을 수 있게끔 만들어져있다. 즉, Toshiba Satellite L30 기종 노트북 컴퓨터의 기본 배터리 팩은 기본은 4셀짜리이지만 옵션으로는 8셀까지 넣을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나도 새로 배터리를 리필하면서 8개를 넣어버리는 것은 어떨까? 무게는 좀 더 나가겠지만 어차피 15.4 인치 화면을 가진 노트북이고 무게도 꽤 나가기 때문에 문제는 안된다. 하지만 무조건 배터리 용량을 두 배로 늘리기에 앞서 우선은 현실성 측면을 생각해봐야한다.

우선 이 배터리 팩의 제어칩을 살펴봤다. 모든 배터리들이 잠재적인 폭발 및 화재 위험성을 가지고 있지만 그 중에서 가장 위험한 것이 바로 리튬이온 (Li-Ion) 전지인데 시중에서 판매되는 대부분의 노트북 컴퓨터나 카메라들이 이 리튬이온 전지를 사용한다. 특히 비교적 큰 용량의 배터리를 사용하는 노트북에서는 반드시 배터리 팩에 제어회로가 함께 들어가 있다. L30용 배터리팩에 사용된 IC는 두가지이다. 아래 사진을 보면 왼쪽은 bq80201DBT 인데 이 칩은 배터리팩에 내장된 작은 CPU (이른바 마이콤) 로서 동작을 하며 노트북 컴퓨터와 통신을 통해 배터리의 상태를 알려주기도 하고 배터리 상태를 계속 관찰해가면서 그 특성에 따라 수명예측도 하고 전체적인 관리를 한다. 오른쪽 칩은 bq29312PW 인데 이 칩은 배터리와 직접 연결되어 전압, 전류, 온도를 모니터링하며 직접적인 보호회로서의 기능을 수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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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bq29312PW 칩의 스펙문서를 읽어보니 이 칩은 기본적으로 2, 3, 또는 4셀 배터리 보호 용으로 만들어졌다고 적혀있다. 실제로 각 전지셀의 전압을 측정하는 핀이 5개밖에 없다. (4개의 셀이 직렬로 연결되어 있을때 전압측정위치는 5군데이므로..) 물론 2개씩 1쌍으로 묶어서 4쌍을 만들면 총 8셀을 장착할 수 있겠지만 bq80201DBT 칩에 전류와 전압특성이 프로그램되어있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다. 게다가 PCB 를 살펴보니 모두 3개의 서미스터 (Thermister) 단자가 있는데 그 중 2개는 배터리 몸체에 밀착되어 있다. 그런데 8개 셀을 사용하는 겨우엔 이 서미스터를 어떻게 처리해야할지 불명확하다. 그래서 우선은 원래 사양대로 4셀로만 배터리 리필을 진행하되 그게 성공하면 8셀 구성을 추가로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아래 사진은 배터리셀에 테입으로 붙여진 서미스터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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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미스터는 온도를 측정하는 부품으로서 배터리가 터지거나 불이 붙기 전에 온도가 급격히 상승하면 이를 칩에 알려줘서 전류를 끊게 해준다. 한편, 나는 배터리나 충전회로를 만들어본 적은 없다. 따라서 나는 최대한 보수적인 접근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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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팩에 사용된 배터리 종류는 18650 이다. 이 번호가 특별히 어떤 모델번호같은 것은 아니고 직경 18mm, 길이 65mm 크기의 원통형 리튬전지로서 3.6V 또는 3.7볼트 전압을 내주는 것으로서 거의 표준화되어 사용되고 있는 제품번호이다.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엄청나게 많은 업체가 있는데 우선 4셀로 만들 것이므로 4개 단위로 판매하면서 가격이 저렴한 것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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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의 어느 업체에서 판매하는 것인데 우송료 포함해서 셀 4개에 14불이다. 우송료까지 이미 포함된 가격이 생각보다 꽤 싸서 좀 찜찜한 면이 없지 않았지만 구매자들도 꽤 많았고 평가도 좋은 편이라서 일단 주문을 했다. 이제 리튬이온 전지와 그 제어회로에 대해 공부를 하면서 배터리가 도착하는 것만 기다리면 된다.

노트북 컴퓨터의 배터리 정보를 보여주는 소프트웨어는 꽤 여러가지가 있지만 내가 이번에 사용한 것은 BatteryMon 이라는 것이다. 프리웨어가 아닌 셰어웨어로서 무료 사용기간은 한달밖에 안되지만 그 정도면 충분할 것이다. 아래 화면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용량을 보여준다. AC 전원을 뺀 뒤에 약 3분쯤 뒤에 배터리 경고가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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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캡쳐화면은 노트북을 AC 전원에 연결해서 완전충전이 되었을 때를 보여준다. 최대충전 상태가 최대용량의 7.2% 밖에 안되는 걸로 나온다. 우스운 점은 설계상의 용량이 29,600 mWh 인데 완전충전상태의 용량은 954,970 mWh 로 나온다는 점이다. 이게 사실이라면 며칠동안 쉬지 않고 쓸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말도 안되는 수치가 나오는걸 보면 배터리팩의 칩 프로그램 코딩에 뭔가 문제가 있는게 아닌가 싶다. 하지만 프로그램되어 있는 칩에 대해선 내가 손 쓸 도리는 없다. 일단은 새 배터리 셀이 도착하면 그걸 장착하여 동작을 시켜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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