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글을 작성하고 있는 3 년된 노트북 컴퓨터의 CPU 를 싱글코어 셀러론에서 듀얼코어로 업그레이드한지 몇 주가 흘렀다. 이제 H.264 방식의 720P 동영상을 재생할 때나 복잡한 도표가 그려진 파워포인트를 스크롤 할 때, 또 이삼백 페이지가 넘는 워드 문서를 다룰 때 예전처럼 컴퓨터가 버벅거리는 일은 거의 사라졌다. 물론 Core 2 Duo 칩 같은걸 사용하는 것과는 많이 차이가 나겠지만 큰 불편은 없다. 이 상태로 올해말까지는 무난하게 계속 사용할 정도는 되는데, 이제 CPU 이외의 또 다른 부분으로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 역시 공돌이 기질은 어쩔 수 없나보다.
우선 생각한 것은 메모리의 업그레이드였다. 그런데 이 Toshiba Satellite L30 노트북에 사용된 칩셋이 ATI 저가형 RS400 계열이라서 최대 지원 메모리 용량이 2GB에 불과하고 이미 그 용량을 꽉 채워 쓰고 있다. 32비트 OS에서 지원되는 3GB를 꽉 채워쓰고 싶었지만 더 이상의 용량증가는 불가능하다. 정 성능향상을 원한다면 기존에 달려있는 2 개의 1GB 메모리 모듈을 DDR2-533MHz 에서 DDR2-667MHz 혹은 800MHz 정도의 것으로 올려주는 것이 되는데 이건 보드에 맞는 메모리 모듈을 제대로 구할 수 있을지, 보드에서 안정성이 보장되는 속도가 어느 정도까지인지 보장이 안되는 등의 부담도 있고 성공했을 경우에도 과연 어느 정도까지의 속도향상 체감효과가 있을지도 의문시되어서 일단 나중으로 미루기로 했다.
메모리를 일단 제껴놓고보니 생각나는 것이 별로 없었다. 하드디스크는 120GB 짜리로서 좀 작긴 하지만 영화파일 같은 것은 거의 저장하지 않고 이런저런 업무용으로만 쓰고 있다보니 현재 빈 공간이 30GB 정도 남아있으면서 아직은 별로 부족함이 없다. 그렇다면 어떤 것을 또 손댈까하고보니 배터리쪽으로 관심이 가게 되었다. 그렇다, 배터리는 벌써 1년도 훨씬 전부터 거의 망가진 상태였는데 전원 어댑터를 빼고나면 3분쯤 뒤엔 벌써 배터리 부족 하다며 윈도우를 종료하겠다는 경고메시지가 떴다. 그래서 이제까지 거의 전원을 빼지 않고 사용해왔는데 배터리가 1시간만 유지되어도 좋겠다 싶은 경우가 적지 않게 생기곤 했다. 그렇다면 이젠 배터리를 손봐야할 차례인 것이다.
한국에 있을 때에도 배터리를 교체하는 것은 고려했었지만 그당시에 Toshiba 정품 배터리 가격은 10만원을 훌쩍 넘어가는 바람에 미리 기권한 적이 있다. 한국을 떠나기 전에 이른바 배터리 리필이라는 것에 대해 알아봤을 때는 6만원의 비용이 소요되는걸로 나왔고 그외에도 정품이 4-cell 구조인데 반해 그 두배 용량인 8-cell인 호환배터리를 9만5천원에 팔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지금 이곳 캐나다에서 인터넷으로 찾아본 배터리 가격은 정품의 경우 4-cell (2200 mAh) 가 반값할인하여 53불, 즉 약 6만원이고, 8-cell (4400 mAh) 용량은 훌쩍 올라간 가격인 90불이었다. 이번엔 호환품을 찾아봤다. 4-cell 이 약 40불이고 8-cell 이 58불이었다. 각각 4만4천원, 그리고 6만4천원정도 되는 셈이다. 호환제품이지만 1년보증이 되는것에 비하면 괜찮은 가격인듯 싶어 주문을 하다가 마지막 단계에서 취소를 해버렸다. 단순히 새로 구입해서 갈아끼우는 것 보다는 그 내부를 살펴보고 직접 배터리 Cell 을 갈아보고 싶은 생각이 문득 들었기 때문이다.
직접 리필 (혹은 셀 교체, 리사이클..) 하는걸 시도하기로 마음을 먹고 일단 배터리팩을 뜯어보았다. 내부를 열어보니 그 안에는 8개의 배터리 Cell 을 넣을 수 있는 공간이 있었고 단지 4개의 배터리 셀만 들어가 있었다. 동일한 케이스를 가지고 4-cell 및 8-cell 을 겸용으로 쓸 수 있게 된 것이다. 리튬이온(Li-Ion) 전지의 한 Cell 이 보통 3.6V (또는 3.7V) 이므로 이 4개를 직렬로 연결해서 3.6 x 4 = 14.4V 의 정격이 만들어진다. 4개를 더 넣어서 8-cell 로 만들려면 2개씩 쌍으로 병렬로 연결한 다음 그걸 4쌍으로 직렬연결해주면 될 것이다. 내부의 제어회로를 보니 2개의 IC 칩이 들어있다. 이걸 좀 연구해봐야 할 것 같고, 리튬이온 전지 셀을 구입할 수 있는 방법도 찾아보기로 했다.
(To be Continu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