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딸내미가 더 엉뚱해졌다

By | 2009-08-27

나와 통화하던 아내가 만 다섯살짜리 딸에게 전화를 건내주며 아빠에게 인사하라고 시켰는데 오늘도 딸은 통화하기 싫다며 도리질한다. 엄마가 한번 더 채근하자 딸은 발바닥을 수화기 마이크에 붙이고는 말한다. “안녕. 난 발이야.” 나도 전화를 통해 들려오는 발바닥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역시 내딸이 맞다. 나와는 달리 수줍어하지 않고 무척 뻔뻔한 것만 빼곤 나를 빼닮았다.

요즘 남녀의 차이와 애기가 어떻게 생기며 어디서 나오는지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이 아이가 엄마에게 자신은 남동생이 필요하다며 빨리 하나 낳아달라고 틈만나면 요구하고 있다. 엄마는 아기 씨가 엄마 뱃속으로 들어가야만 아기가 만들어진다고 설명했다. 이해했다는듯이 “아..”라고 고개를 끄덕인 딸내미, 나중에 과일을 먹다가 뭔가 발견했나보다. 그걸 들고 엄마에게 달려오더니 엄마 배꼽에 쏙 넣고 말한다. “엄마, 이제 배에 seed 넣었으니까 동생 낳아줘.” 배꼽 속에 들어가 있는 것은 사과씨였다.

아내와 통화하는 중에 옆에서 컴퓨터 게임을 하던 딸내미가 무슨 생각이 났는지 갑자기 엄마에게 묻는 소리가 들린다. “엄마, 오빠도 꼬추 있어?” 함께 게임을 하던 13살짜리 사춘기 아들내미는 민감한 반응을 보이여 “Hanah, I don’t want to talk about it!” 이라고 동생에게 정색하는데 이에 대해 딸내미는 여전히 뻔뻔하다. “Oh, I’m sorry, but you have (꼬추)?” 이게 전화를 통해서 들려온 요즘 두 녀석들의 여름방학 중 일상의 단편이다.

전화통화를 싫어해서 수화기나 휴대폰만 들이대도 도망가는 딸아이가 오늘은 전화기를 덥썩 받아들었다. 역시 아이들은 크면서 달라져..라고 생각하는데 이 아이가 신나는 목소리로 말했다. “아빠, 나 동생 좋아. 아빠 빨리와서 엄마한테 seed 넣어줘. 나 동생 좋아.” 아내가 딸에게 아기 씨는 엄마에게는 없고, 사과 씨는 소용없고, 오직 아빠에게만 있다고 가르쳤더니 이리 되어 버렸다.  지금 이녀석에게 있어 아빠는 자기 동생을 만들 씨 공급업자로 보이나보다. 예상컨데 다시 캐나다로 가게 되었을 때에도 여전히 아빠에게 seed 내놓으라고, 엄마에게 씨 심으라고 고문할 것 같다. 쪼금은 괴롭고 엄청 많이 귀엽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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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thought on “요즘 딸내미가 더 엉뚱해졌다

  1. 세미예

    그 나이엔 한참 호기심이 많은 나이라서 그런것 같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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