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제대로된 대통령을 뽑을 능력이 있을까

By | 2009-08-08

과연 그럴까.. 지금 그 자리에 앉아있는 대통령더러 이런 저런 책임을 지고 물러나라고 주장해서 실제로 그게 이루어진다면, 그 뒤를 이을 대통령을 제대로 뽑을 능력이 우리에게 과연 있을까. 왜 매년 대통령을 뽑아놓고는 곧바로 이게 아닌가보다라며 똑같은 소동을 벌이게 되는걸까. 초등학교 반장선거하는 것도 아닌데, 국가의 산적한 문제들이 그렇게 쉽게 해결되지도 못할텐데 무작정 책임지고 물러나라고 하면 그 다음 일은 저절로 잘 된다는 것일까. 차려준 밥상도 제대로 못먹는 우리들이 밥상을 발로 차 엎어버린 뒤에 밥상 새로 차리라고 우기면 그 밥과 반찬은 또 어느 세월에 준비할 수 있는걸까.

노무현 태통령 시절에도 그토록 미워하더니만, 그 뒤에 뽑힌 사람은 이명박 대통령. 역시 또 열심히 미워들하고 있다. 중간에 그만둘리는 만무하고 과연 재임기간이 끝나고 난 뒤에 대통령이 될 사람은 또 누굴까? 결국은 비슷한 상황이 계속 돌고 돌 것 같다. 똑같은 일이 돌고 돌고 우리들 머리도 돌고 돌것 같다. 하긴 주변을 둘러봐도 어차피 대통령으로 뽑을만한 사람도 없다. 그런 사람을 키우지도 못했고, 있어도 알려지지도 못했을 것이다.

노무현 그사람. 그가 대통령 되던 시점부터, 아니 그 이전에 후보로 나서면서부터 그는 ‘동정심’과 ‘안스러움’의 중심이 되어왔다. 상고출신이라는 것, 민권변호사, 청문회 스타, 정치권에서의 부상, 정몽준의 배신, 탄핵의 대상, 그리고 마침내 자살.. 그의 업보가 어떤 것이길래 그는 그처럼 힘겨운 길을 겪어온 것일까. 죽기 전날까지 그에 대해 침묵하던 국민들이 그의 죽음을 대하자 마자 갑자기 그 안스러운 심정을 드러낸다. 다들 그가 불쌍하단다. 그들에겐 노무현이 존경의 대상이 아닌 동정의 대상으로밖에는 안 보인다. 많은 사람들이 “오직 억울했으면 자살 씩이나..” 라는 식으로 본다. 고리대금의 고리에 묶여서 깡패에게 괴롭힘을 당하다 마침내 못견디고 자살하고 마는 사람들과 똑같은 식으로 간주하면서 촛불을 켠다. 대의명분을 위해 죽은 것도 아니고 다른 사람들을 구하려 스스로 몸을 던져 희생한 것도 아니고 혼자 괴로워하다 절벽에서 몸을 던졌다고 말하면서, 사람들은 그를 진정한 대통령, 훌륭한 대통령이었다고 애도한다.

이명박. 전과 몇범이라고..? 위장전입이니 세금포탈이니 뭐니 확실히 밝혀진 비윤리 편법 불법의 온상이라고 하면서도 결국 대통령이 되었다. 심증만이 아닌 확증적으로도 그는 많은 윤리적 문제가 있었다. 그래도 아무도 부정투표라고 주장하지도 못하는 당당한 승자이다. 그는, 다른 모든 것을 차치하더라도 다른 후보들보다 더 많은 국민들의 표를 얻어서 정당하게 대통령으로 선출된 사람이다. 그에게 표를 던진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하며 그를 선택했을까. 열심히 교회에 나가는 사람이므로 기독교를 국교로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서? 대기업 CEO 출신이라 경제를 살릴 수 있을 것 같아서? 젊어서 가난했던 사람이라 서민들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왜 그를 뽑았는지 도무지 모를 일이다. 그의 경제 철학은 토목건설 그 자체이다. 대운하, 4대강 정비.. 이런 식으로 강산을 다 헤집어 놓는 공사를 한 뒤에 땅이 모자란다면, 그때 다시 그 공사한 것을 원상복구해서 자연을 살리자고 할 것같은 철학이다.

대통령이 될 만한 사람들, 혹은 정치가나 행정가 들 가운데에서 진짜 애국자라고 확신할 수 있는 사람들이 과연 몇명일까. 또는 대통령을 뽑겠다고 표를 던질 사람들 가운데 진짜 애국자라고 자신있게 말할 사람이 몇명 있을까. 이런 저런 사안으로 촛불집회에 10 만명이 나왔을 때, 그 중에서 위장전입 안해본 사람 빼고, 집 사고팔면서 실제보다 낮은 가격으로 안 팔아본 사람 빼고, 군대 안가려고 고심한 적 있는 사람들 빼고, 교통법규 알면서도 몇번이상 위반했던 사람 빼고, 음주운전 했던 사람 빼고, 쓰레기 상습적으로 아무데나 버리는 사람들 빼고, 길에서 모르는 사람이 어려움으을 겪고 있을 때 외면하는 사람들 빼고.. 그러면 몇명이 남을까. 여의도 국회에서 금뱃지 달고 어깨에 힘주고 있는 인간들 가운데 진정으로 국민을 위하고 국가를 위하여 사심없이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는 사람은 몇일까. 그 본인들에게 거짓말 탐지기 연결해서 묻고 싶다. 정말 한점의 사심도 없이 일하고 있는가?

도대체 문제가 무엇이고 해답이 어디에 있는지 오리무중이다. 한국을 이끌어갈 리더로서의 대통령이 될만한 사람은 누구일지, 어디에 있을지 모르겠다. 우리 사회는 도대체 그런 사람을 키워서 당당히 그 자리에 앉힐만큼 완성된 사회일까. 무자격자들이 무자격 정치가들을 양산하고 무자격 대통령을 뽑는 그런 사회인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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