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에 간 한결이와 한아

By | 2006-10-29

온가족이 태국 치앙마이로 향했습니다. 애들엄마와 한결, 한아는 그곳에 남고 애들 아빠는 일요일에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구요. 모든걸 다 확신하여 내린 결정도 아니고 또 다 잘 될거라고 믿는 것도 아니지만 현재의 상황에서 다른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더군요. 그저 지금의 시도가 최선의 결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방콕행 비행기 안에서 헤드폰으로 음악을 감상하고 있는 한아.

방콕에서 비행기를 갈아타고 1시간 더 날아서 도착한 치앙마이 공항입니다.

TAXI 라는 간판이 붙었지만 뒷문도 없고 창도 뚫려있는 합승버스를 타고 외할머니댁을 향하고 있는 한결이. 할머니는 잠깐 한국을 방문하셨기 때문에 콘도 열쇠를 받아왔습니다.

도착한 다음날 아침. 인근 까페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있습니다. 빵, 샐러드, 베이컨, 달걀, 커피 등이 다 맛있더군요. 태국식 주방이라는 것이 뭔가 했더니 냄새나고 연기나는 것은 다 문밖 처마 밑이나 천막 밑에서 요리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강력한 태국 음식 특유의 향신료가 집안에 벤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아서 요런식으로 발달했나 봅니다. 식당에서도 창밖에서 우리가 주문한 베이컨과 감자튀김을 요리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점심 먹고 한아가 월요일부터 다니게 될 American pacific International Kindergarten 을 방문했습니다.

이번주는 학교와 유치원 모두가 휴일이어서 태국인 근무자들 밖에는 없더군요. 전화상으로 어떻게 월요일부터 학업을 시작할 것인지 협의를 했습니다. 이 유치원이 있는 주택단지에 들어갈 때에도 정복입은 경비원이 지키고 있었는데, 유치원 정문에도 정복 근무자가 지키고 있더군요.

한아는 놀이기구가 잔뜩 있으니 관심을 가지고 달려가봅니다.

하지만 함께 놀만한 상대가 아무도 없으니 그냥 툭툭 건드려 보고 올라가 보기만 합니다. 월요일부터는 신나게 놀 수 있게될겁니다.

사진은 앞마당만 찍었는데 뒷마당 쪽으로 가봤더니 더 놀이터가 또 있고 무릎 정도까지만 차는 수영장도 있었습니다.

한결이가 다니게 될 American Pacific International School 은 Hangdong 에서도 산 속으로 한참 들어가야 합니다. 예전에는 학교 주변에 집들이 별로 없었는데 요즘엔 부자들의 별장 내지는 리조트 시설들이 여럿 근처에 들어섰다고 하더군요. 아래 사진은 학교 내의 풀장인데 풀장 너머에 빨간 지붕 건물들은 학교와는 철망으로 분리되어 있는 리조트 시설입니다.

수영장 왼쪽에 있는 건물은 강당이고요. 그리고..

강당의 왼쪽은 체육관입니다. 농구대와 작은 축구 골대 등이 있는 지붕이 달린 반쪽 실내 체육관입니다. 비둘기들이 똥 싼 자국이 좀 더럽네요.

학교 건물 앞의 잔디밭입니다. 휴일이라서 정원사가 잔디를 깍고 있었습니다.

잔디밭 옆의 통로인데 정문과 붙은 관리동 건물에서 나머지 건물들로 이동하는 길입니다.

학교에서 가장큰 건물인 학생관(?) 입니다. 수업이 있는 건물은 따로 있고 아래 건물에 부페식 식당, 컴퓨터실, 도서관, 작은 실내 운동실 등의 부대 시설들이 있습니다. 운동실에서는 태권도 사범출신 교사가 태권도를 특별활동 시간 (After School Class)에 가르친다고 합니다. 한국인은 아니고 호주사람인던가 영국사람이던가라는 것 같았습니다.

가장 궁금했던 것 가운데 하나가 기숙사였는데요, 바로 오늘 (10/29)부터 한결이가 들어가서 부모와 떨어져 독립적인 생활을 하게 될 곳이라서 그렇습니다. 아직 만 10살 밖에 안 되어서 걱정이 좀 되기도 하고요.

중고생 연령대 학생들은 남녀가 서로 다른 기숙사 건물에서 2인 1실 방식으로 운영되는 반면, 초등생 연령의 학생들은 남녀가 한 건물에서 함께 생활합니다. 물론 남학생과 여학생들 방은 따로 분리되어 있지요. 하지만 침실과 화장실, 샤워실을 빼고 나머지 생활은 그 건물 안에서 함께 합니다. 아래 사진들은 침실들입니다. 방 하나에 3명 또는 4명이 들어갑니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이층 침대를 쓰고 있습니다.

기본 수업은 3시경이면 끝나고 그 뒤에는 다들 교복을 벗고 일상복으로 갈아입습니다. (참, 이 학교는 산속에 있고 절대 다수의 학생들이 기숙사 생활을 하지만 엄격한 교복 제도를 운영합니다.) 그리고 특별활동 (악기, 스포츠 등등) 할 아이들은 각기 해당 선생님들을 찾아가고 그렇지 않은 학생들은 집에 가거나 기숙사에 들어와서 함께 숙제를 하기도 하고 놀기도 합니다.

아래 사진은 초등학생 기숙사 내의 공부방입니다. 각 개인의 이름이 붙은 책상이 할당되어있고 거기서 공부나 숙제를 합니다.

바로 윗 사진의 왼쪽에 약간 올라간 곳이 기숙사 라운지 비슷한 장소인데 대화를 하면서 노는 곳이라고 하더군요. 아래 사진처럼 소파가 놓여있는 빈 공간입니다. 가운데 멀리 벽에 있는 방문이 학생들 침실입니다.

위에 보인 침실과 라운지는 2층에 있구요, 1층에는 또 다른 시설들이 있습니다. 구경하느라 바빠서 사진을 못 찍었습니다. 뭐가 있냐하면…

우선 현관문을 들어가자 마자 로비(?) 비슷한 게 있는데 여긴 2층 라운지와는 달리 진짜(!) 애들다운 놀이를 할 수 있는 공간으로서 소파 몇 개와 TV, 컴퓨터 게임기, 이런저런 책들 등이 있습니다. 그 옆에는 넓직한 주방이 있어서 학생들이 스스로 간단한 요리를 해 먹기도 하고, 배고프면 컵라면 등의 간식을 먹을 수 있도록 뜨거운 물이 항상 준비되어 있고, 과일 종류는 항상 떨어지지 않도록 완비되어있다고 합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과일 종류를 알려주면 그것도 추가로 구비해 줍니다. 한결이가 사과와 망고를 좋아한다고 말하니까 그것도 준비해 놓겠다고 하더군요. 참, 이 학교에서는 탄산음료나 초콜릿 같이 신체 건강을 위해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은 식품은 일주일에 두 번만 시간을 정해놓고 먹을 수 있게 허용한답니다

초등학생 기숙사의 또 다른 특징은 항상 1명 또는 2명의 지도교사가 함께 먹고 자고 생활한다는 점입니다. 어린 나이 때문에 자칫 생길 수 있는 문제를 예방하고 언제든지 질문을 받고 또 생활하는 모습을 관찰하기 위해서입니다. 여기 담당교사가 위에서 언급한 그 태권도 사범 (여교사임)이라는군요.

아래 사진 몇 장은 입구 쪽에서 찍은 것들입니다. 원래 의도했던 것보다 사진을 많이 못 찍어서 아쉽습니다.

그러고 보니, 한결이가 수업을 듣게 될 교실도 못 찍었네요. 그 교실을 둘러본 한결이의 첫 번째 느낀 점은 이랬습니다. “책상이 똑바로 앞으로 옆으로 줄 맞춰 있지 않고 자유롭게 놓여있어서 맘에 들어요.” 다양성과 창의성을 좋아하는 한결이다운 대답인 듯 했습니다. ‘바로 그런 점들 때문에 너를 이런 학교에 보내는 것이란다’라고 맘속으로 대답해줬습니다.

이제 새로 시작할 생활들이 한동안 힘들겁니다. 영어부터 시작해야죠. 우선 당분간 하루 수업 시간의 절반은 ESL 로 채워지고 나머지 절반을 일반 교과를 듣게 한다는게 학교 당국의 설명입니다. 태어나서 거의 처음으로 집에서 떠나 독립적인 생활을 하는 것도 그렇고, 게다가 한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여러 인종이 섞인 환경이라는 것도 힘들게 할 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열심히 극복해서 스스로가 맘에 드는 점들을 찾아서 종국에는 만족하는 생활을 할 수 있게 되었으면 하는 저희 부모의 바람입니다. 이제 겨울방학에나 만나게 될텐데 그때에 한결 더 밝아진 얼굴과 어른스러워진 자세를 기대해볼랍니다.

2 thoughts on “태국에 간 한결이와 한아

  1. yjchung

    i’m in internet bar near Bon cafe. I don’t know how to use korean here. I will try another one near macdonals. Since hangyol left this afternoon, little lonely.
    I will write you tomorroow in korean.

  2. PHIL

    음, 그야말로 현실은
    Challenge 군요.

    부디 좋은 과정으로 진행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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