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하는 날

By | 2004-11-10

월요일 오후에 저희 마을의 어느 집에서 배추 20 포기와 무 10 포기를 얻어왔습니다. 물론 공짜입니다. 그 집 어르신들 말씀이 올해 배추와 무 값이 별로 안 좋아서 돈 받지 않고 그냥 주시는 것이라더군요. 마침 유용한 것이 바로 꼬마트럭입니다. 가까운 거리에서 이런 일 하기에 참 좋은 운송수단입니다.

풍성한 배추와 무를 보고 집사람이 흐뭇해하고 있습니다.

밑거름 한번 준 것 이외에는 비료나 농약을 한번도 치지 않아서 별로 기대를 안 하셨다는데 이처럼 알이 굵고 큽니다.


자리를 깔고 트럭에서 내리면서 즉시 소금에 저리기 위한 준비를 합니다.

다음날 (화요일) 이 되어, 밤새 저린 배추를 잘 씻어서 물기를 빼고 있습니다. 옆에 대기중인 통은 김치냉장고 박스들입니다. 배추도 공짜, 배추를 운반한 차량도 공짜, 그리고 배추를 얹어 말리고 있는 저 메쉬 철망도 옆동네에서 공짜로 얻은 것입니다. 마누라도 공짜로 얻었을까요?

낮은 의자에 걸터앉아 김치 속을 버무리고 있습니다.
아빠와 엄마가 김장을 하는 동안 막내가 밖으로 나오려다 방충망 문짝에 걸렸습니다.
유모차를 꺼내 애를 앉혀놓고, 집 안에서 이동식 다용도 테이블을 꺼내 작업을 계속합니다.

먹음직스러운…

가까이서 보니 더욱 먹음직스러운…

이렇게 담근 김치는 지금 김치 냉장고 안에서 숙성 중입니다. 올해는 한번 작은 항아리를 땅에 묻어서 그 안에 약간 보관해 볼까 생각중입니다. 김치 잘 담그는 마누라를 만난 것이 새삼 또 흐뭇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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