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키우는데 중요한 질병 상식

By | 2003-06-13

전원주택에서 사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가 개를 키우는 것입니다. 마당 넓고 자연이 바로 곁에 있는 곳에서 개를 키우는 게 얼마나 재미있는 일인지는 해 본 사람만 알 수 있을겁니다. 전원주택으로 이사오는 분들 가운데 적지 않은 분들이 개를 마당에 놓아키우고 싶어서 시골살이를 생각하기 시작할 정도죠. 그런데 개를 키우면서 꼭 필요한 상식 가운데 질병에 대해서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전 어릴 적에 발발이나 진도개를 키울 때에는 기껏해야 광견병 주사나 맞히는 정도였고 시골에서는 아예 그나마도 안 했어도 다들 잘 컸습니다만 요즘엔 그렇지 않습니다. 우선 서양개들은 한국 풍토에 맞지 않으므로 병에 잘 걸리기도 하고, 그 서양개들이 수입되며 가지고 들어온 새로운 질병들이 한국 토종개에게 옮겨가기도 했기 때문이랍니다.

개를 키운 경험이 별로 없는 분이 개를 입양하시게 되면 그 녀석을 제대로 키우기 위해 여러가지 공부를 하셔야 합니다. 그 중의 하나가 개의 질병에 관한 것인데요, 개홍역 (Canine Distemper)의 경우는 가장 무서운 병 가운데 하나입니다.

(참고: DHPPL 주사는 홍역(canine Distemper),간염 바이러스(canine Hepatitis), 장염바이러스(canine Pavo-virus), 기관지 폐렴 바이러스(canine Para-influenza, canine adenovirus type2), 출혈성 신장염(Leptospira Canicola, Leptospira icterohemorrhagiae)이 한 주사약에 혼합된 예방주사를 말합니다.)

모든 강아지는 생후 45일부터 시작해서 2주 간격으로 3번 내지 5번 DHPPL 주사를 맞히셔야 하구요, 어미개가 주사를 맞은 경험이 없다면 생후 30일부터 시작하는게 좋다는군요. 동물병원에 가서 맞히시면 한번에 3만원 혹은 그 이상씩도 달라고 할겁니다. 개에게 주사 놓기는 어렵지 않으니 약을 사셔서 직접 주사하시면 비용이 크게 절약됩니다. 저희 집에 4마리 개를 위해 구입했을 때에는 한마리당 3천5백원씩 주고 샀습니다. 그리고 시골에선 광견병 주사는 봄가을마다 무료로 주지요.

생후 2주일 밖에 안 된 녀석이 개홍역에 걸렸다면 치사율이 십중팔구, 즉 80~90%라고 합니다. 설사 살아난다고 해도 뇌에 손상을 입어 정상견과 다른 행동을 보이게 될 수도 있다고 합니다. 작년에 저희 처가집에서 데리고 있단 페키니스도 어린 녀석이 홍역에 걸리는 바람에 100만원정도 비용을 들이며 치료를 해봤지만 결국 운명을 달리했습니다.

혹시나 다시 개를 키우신다면 미리 사전조사를 하고 구입하시는게 좋습니다. 발발이, 진도개, 삽살개 같은 토종개는 상대적으로 서양개보다 매우 튼튼하고 잔병이 없습니다. 집밖에서 키우실 수 있는 환경이라면 그런 개를 구입하십시오. (참고로 저희집에는 1살짜리 삽살개와 발바리 2마리, 그리고 2개월짜리 발바리 한마리가 있고 여름쯤에 삽살개 한마리를 추가할 계획입니다. 삽살개에 대해서 알고 싶으시면 www.sapsaree.org 를 참조하세요.)

허스키나 말라뮤트같은 북극개들은 겨울엔 씩씩하지만 여름엔 병걸리는 일이 잦고, 치와와같은 녀석들은 겨울에 반드시 따듯하게 해줘야 하는 문제가 있는 반면, 저희 집의 삽살이나 발발이들은 지난 겨울 영하 20 도에서도 제 집에서 나와 눈위에서 잠을 자도 끄덕없었습니다. 물론 여름에도 쌩쌩하구요.

집안에서 키울 작은 개를 데려오실 때에도 가급적 믿을만한 곳에서 생후 3개월정도 된 놈을 가져오시는게 좋을겁니다. 백일이 지나면 사망률이 급격히 줄어들거든요. 그리고 이미 태어난 곳에서 주사를 다 맞았을 시점이니 그것도 확인하셔야겠고요.

한편, 개에게 ‘우유 알레르기’가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분이 적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게 예상외로 많은 개에게 해당되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보통은 개에게 사료대신 우유만 먹이는 일은 권장되지 않습니다. 우유는 보조식의 용도로만 사용해야 합니다.

개가 어미 젖을 먹는 기간은 보통 30일 내지 40일 정도로 그 이후에 입양을 받는 게 좋습니다. 어미젖을 떼고 왔다고 해서 우유를 먹이진 마시고요… 그때부터는 사료에 점차 익숙하게 만들어줘야 합니다. 일반적인 사료 (건사료라고 부름)를 아직은 제대로 먹지 못하니까 물에 불려줘야 하는데 찬물에 넣으면 잘 불지 않으니까 물을 약간 끓여서 거기에 사료를 넣고 5분 내지 10분 기다리세요. 그럼 퉁퉁 불게 됩니다. 이때 찬물을 섞어 식힌 다음 개에게 주세요. 가끔씩 이렇게 불린 사료도 먹지 않는 어린 강아지게는 불린 사료에서 물을 빼고 우유를 조금 넣어 주기도 합니다만 될 수 있으면 물로만 해 주는게 좋습니다.

불린 사료를 먹이면서 종종 건사료를 불리지 않고 조금 줘보세요. 그녀석이 이빨로 깨물어 부숴 먹기 시작하면 그때부터는 건사료를 체중에 맞게 주기 시작하시고요…

개에 대해서 잘 모르시는 분들은 어린 강아지에게 이것저것 먹이는 경우가 많은데, 잘못하면 병에 걸립니다. 아직 소화기관이 제대로 발달하지 않았으니 가능한 사료만 먹이도록 하세요. 나이가 들면서도 되도록이면 사람 먹는 것은 덜 먹이시고요.

개를 차에 태우고 멀리 갈 때에는 반드시 그날 아침부터 굶겨야 합니다. 허구한날 차를 타고 다녀 익숙한 서양영화 속의 개라면 모를까, 대부분의 우리 주위의 개들은 먹은 채 차에 타고 한시간씩 달리다 보면 십중팔구 차멀미를 하면서 토하게 되어있습니다. 개가 차를 타고 가면서 침을 엄청 흘려대면 그게 긴장했다는 증거인데 곧 멀미를 하며 토하기 쉽습니다. 몇달전에 저희집에 있는 암놈 삽살개 친구 하라고 어떤 분이 숫놈 삽살개를 데려오면서 먼길 온다고 아침 든든히 먹이고 오셨더군요. 덕분에 중간에 엄청 토하는 바람에 차 안에 난리가 났다더군요.

아뭏든 요즘에는 제대로 개를 키우려면 준비와 공부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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