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의 수도 전기 배관 수리, 레노베이션, 컴퓨터, 가전제품 등에 문제가 생기면 최대한 직접 손보면서 살고 있지만 원래 자동차 관련된 것은 직접 수리하지 않는 편입니다. 자동차 배터리를 새걸로 바꾸거나 브레이크 램프를 교체하는 것들처럼 비교적 간단한 일들은 항상 직접 해왔지만 좀 더 깊이 들어가서 엔진 오일 교체라던가 타이어 교환, 브레이크 패드 교체 같은 일로 들어가면 카센터에 맡겨왔죠. 그 이유를 들자면, 우선 자동차 쪽 일은 힘이 많이 듭니다. 배터리니 타이어니 뭐니 그 자체만으로도 무게가 꽤 나갈뿐 아니라 그걸 빼고 넣기 위한 작업이 온몸을 비틀면서 용을 써야 할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차를 올리고 그 밑에 누워서 들어가는 것도 전혀 하고 싶지 않은 일입니다. 위험한 작업이 많죠. 한번 손을 대면 기름때로 범벅이 되곤 합니다. 게다가 한번 입문하면 지금 가지고 있는 다른 종류의 공구와 장비를 사게 될텐데 현재에도 2-Car 사이즈 차고가 온갖 공구와 장비로 꽉 차서 차들을 밖에 세워놓고 있는 상황이니 더 새로운 일을 시작하면 안 되겠죠. 한때 관심은 가져봤지만 현재로서는 무리입니다. 어쩌면 3-Car Garage 가 있는 집으로 이사를 간다면 또 모를까. 그리고 생명과 직접 연관될 수 있는 작업은 꽤 신경 쓰이기도 하고요.
따로 나가 살고 있는 큰 아이 차는 그 차종이 태생적으로 도어 핸들이 약한가 봅니다. 몇달전 운전석 도어 손잡이가 부러져 나가서 딜러쉽에 가서 고쳤더니 그것 하나에 7백불이 넘게 나와서 깜짝 놀랐는데 얼마전엔 조수석 도어 손잡이마저 같은 모양이 되어버렸더군요. 그걸 집에 두고 대신 엄마차를 가지고 가버렸네요. 이걸 고쳐야 하는데 이번엔 그냥 직접 고쳐야겠다 싶었습니다. 일단 아마존을 검색해서 40불짜리를 찾아내어 주문하고 지난달 말에 배달받았습니다. 날씨가 계속 안 좋아서, 그리고 귀차니즘으로 인해서 안 고치고 있던 중에 더 이상 지체하면 안 되겠다 싶어 차고의 공구와 자재들을 치우고 간신히 공간을 만든 뒤에 차를 집어넣은 뒤에 교체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아래 사진은 작접 직전 차고의 상태.
그리고 도어 핸들이 떨어져간 모습.
차 안 쪽의 도어 커버를 벗겨냅니다. 그 안쪽엔 얇은 플라스틱 쿠션이 붙어있습니다.
바깥쪽 손잡이의 위치를 확인한 뒤에 그것과 일치하는 지점의 쿠션을 칼로 도려냅니다.
부러진 손잡이를 제거하는 것은 원래 가장 쉬운 일이어야 할 것 같았는데 이번엔 가장 힘든 일이 되더군요. 이리 돌려보고 저리 눌러보고 가지가지 자세를 다 취해가며 간신히 빼낼 수 있었습니다. 참고로 보았던 Youtube 비디오에서도 이 부분을 Nightmare 같이 힘들다고 표현하더군요. 물론 한번 하고 나니 다음엔 훨씬 쉽게 뺄 수 있을 것 같긴 합니다.
이제 배달받은 새 도어 핸들을 집어넣고 스트링 와이어를 연결하고 문짝 안쪽과 옆부분의 스크류를 다시 체결해서 아래 모습이 되었습니다.
이제 차 문짝의 안쪽에 잘린 쿠션을 덕트 테이프로 붙여서 원래대로 잘 덮어줍니다.
그리고 안쪽 도어 커버를 씌우면서 와이어를 연결하고 스크류를 여기 저기 박아줌으로써 작업이 끝났습니다. 700불 세이브 했습니다.
도어 손잡이가 수리된 뒤에 아빠 차 옆에 있는 조그만 큰아이의 차. 이게 두달쯤 있으면 팔려갑니다. 이걸 딜러쉽에 Trade-in 하는 조건으로 엄마 차를 새로 주문했는데 요즘 반도체 부족 현상으로 인해서 인기있는 신차들은 줄서서 사야한다기에 말이죠. 그때까지 다시 문짝 손잡이 안 부서뜨리고 조심조심 잘 타라고 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