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는 우리 직원 중에 교사 자격증을 가진 사람이 3명까지 있었습니다. 3 명 모두 교사 임용기회를 기다리며 이 직장 저 직장 다니거나 투잡을 뛰거나 대학원을 다니며 일을 하고 있거나 여름엔 다른 직장에서 일하다 겨울이면 우리 비즈니스로 돌아오는 경우도 있었지요. 그 중에 둘은 일찌감치 교사직은 포기하고 다른 쪽으로 방향을 틀었는데 나머지 한명은 끝까지 포기않더군요. 퇴사하기 직전에는 런던 동쪽의 고등학교에 서플라이 티처로 들어가게 되었다고 하는데 그나마 아버지가 그 학교의 무슨 위원회 같은 곳의 임원이라서 빽으로 들어가게 되었다고 하더군요, 그게 벌써 3년도 더 지난 시점의이야기니까 지금은 뭐하고 있을지 모르겠어요. 교직으로 임용된다는게 이렇게 쉽지 않나봅니다. 그래서 취할 수 있는 대안 중의 하나가 해외로 나가서 영어교사를 하는 일이 될 수 있는데요…
몇달전에 한 직원이 얘기를 꺼냈습니다. 그 직원은 몇년전에 학교을 다니면서 우리 매장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하기 시작했고 작년에 대학을 졸업한 뒤에도 계속 근무를 하고 있었지요. 얘기인 즉슨, “한국에 영어 교사로 갈까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이었습니다. 아하.. 역시나 젊은 캐네디언들에게는 한국에 영어교사로 일하러가는 것이 하나의 이렇게 취업 기회가 되는구나 싶었습니다. 몇 안되는 우리 직원들 중에서도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으니 말이죠. 캐나다에 와서 한국 영어 교사 경력이 있는 사람들을 상당히 많이 만났습니다. 거기에 합쳐서 자신의 가족이나 친척, 친구들 가운데 한국에서 영어교사를 했다는 사람들까지 포함하면 무척이나 숫자가 늘어납니다. 그 캐네디언 영어교사와 결혼해서 이곳으로 이주한 분들을 만난 경우도 은근히 많았구요. 특별히 좋다 나쁘다라고 할만한 것은 없었고 그냥 실제로 내가 생각하고 기억하는 한국의 외국인 영어교사에 대해 얘기를 해줬습니다.
얼마 뒤에 그 직원이 요청을 해왔습니다. “한국의 심사워원회에 보낼 Reference Letter 를 써 줄래요?” 음.. 결정을 내렸구나 싶었습니다. 물론 OK 라고 대답해줬는데 “영어로 써도 되고 한국어로 써도 되는데, 이왕이면 한국어로 써주세요”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당연히 그렇게 해줘야죠. 추천서를 써줬습니다. 혹시나 내용이궁금해할까 싶어서 그 레터를 보여주며 이 문구는 이런 뜻이고 저것은 저런 뜻이라고 미리 설명을 해줬습니다. 작년 말이 되어서 그 직원은 합격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마지막으로 일할 날은 오는 2월 10일 쉬프트가 될 것이랍니다. 며칠 안 남았지요. 이제 오리엔테이션을 거쳐서 한국으로 가게될 거랍니다.
예전에 인터뷰를 보기전 며칠전에 한국에 대해서 이것저것 물어보며 서울, 대전, 부산 중에 어디가 좋겠냐고 의견을 물어봤었습니다. 대전은 내가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살던 곳이라 잘 알지만 그건 몇십년 전이라 지금과는 많이 달라졌을 것이다… 그 뒤로 서울에서 줄곧 살았기 때문에 분위기는 알지만 너무 복잡한 곳이라 권하긴 그렇다. 그래도 많이 국제화된 곳이라 외로움을 덜 느낄 수 있을꺼다.. 부산은… 모른다. 하지만 더 복잡하다고 예상한다. 그런데 복잡할수록 그곳에서 사는 잔재미는 있을 것이다…. 그냥 대전은 어떨까…? 나중에 합격 통보를 받은 뒤에 얘기하길, 대전으로 가게 될 것 같다고 하더군요. 잘 되었다고 얘기해줬습니다. 그 직원의 어머니도 우리 매장의 단골고객이라 (애초에 그래서 취직한 것임) 한국행이 결정된 뒤로도 몇번 마주쳤는데 잘 얘기를 해줬습니다. 부모들의 관심사는 안전! 그래서 최소한 한국은 어디를 가든 안전하다는 사/실/을 강조해서 얘기했습니다.
직원에게는 몇가지 주의점을 얘기해줬습니다. 가장 먼저, 차조심 하라고요.. -_-;; 한국의 자동차 우선 문화가 강하다… 그리고 Culture Shock 받을 수 있는 것들도 얘기주었구요. Personal Space 가 무척 좁거나, 거의 없다시피 한데 그것도 미리 염두에 둬라.. 모르는 사람이나 연장자 혹은 보스와 얘기할 때에는 너무 눈을 뚫어지게 쳐다보면 실례가 된다.. 등등.. 이런 것들인데 벌써 그런건 얘기를 들었다고 하더군요. 술자리 매너까지.. 근데 왜 그런걸..? 우리는 한국에서 캐나다로 이민을 와서 이렇게 살고 있는데 이곳 캐나다에선 또 영어 교사로 일하러 한국으로 가기도 합니다. 가는 사람들도 있고 오는 사람들도 있고 이래서 국제화시대인가 보다 싶구요.
이 직원에게 말하진 않았지만 외국인들 가운데 한국에서 그다지 아름답지 않은 경험을 하지 않은 사람들도 종종 있습니다. 물론 한국에서 너무도 즐겁게 지냈다는 사람들이 훨씬 많은 것 같지만요. 부디 한국으로 가기로 한 결정이 잘한 것으로 나중에 기억될 수 있도록 이 직원의 한국 생활에서 좋은 일만 많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부디 Good Luck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