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아이의 첫 여름 캠프

By | 2012-08-01

제목을 쓰고 보니 마치 이 아이가 일반적인 여름캠프, 즉 방학동안 아침에 가서 점심 때 혹은 오후 서너시에 집에 오는 그런 캠프를 처음 갔다고 하는 것처럼 들릴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만 그런 여름 캠프는 재작년부터 다녀왔었습니다. 이번 경우에는 집을 떠나 비교적 멀리 떨어져 있는 숲속의 캠프에서 며칠 동안 숙식을 하는 그런 캠프를 가리킵니다. 이번에 런던에서 북서쪽으로 약 한 시간쯤 차를 달려 오대호 중의 하나인 Lake Huron 변 숲속에 위치한 캠프장으로 애를 데려갔습니다. 애를 운동장에 내려놓고 등록 절차를 밟고 돌아서니 처음으로 애와 떨어지는 느낌이 묘해서인지 아내는 집으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 계속 심란해 하더군요. 처음이니까 그렇겠죠. 다음번에는 훨씬 나아질겁니다.

여름 방학 때엔 애들이 학교에 가지 않기 때문에 어른들이 힘들어집니다. 집에서 책을 읽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 한 두 주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 보면 나중엔 할일없이 빈둥대다 TV와 컴퓨터와 너무 친해지는 경향이 생기고 그것도 지겨워하게 되고 그걸 보는 부모 맘도 그리 편하진 못합니다. 고등학생 큰 아이는 이번엔 매일 반나절 일을 하면서 알찬 시간을 보내지만 작은 아이는 초등학교에서 무료로 시행하는 오전 3시간짜리에 보내려면 재미없다고 안 가겠다고 하고 커뮤니티 센터나 YMCA 같은 시설에서 하는 유료 종일 섬머 캠프에 가야 그나마 재미있어 하더군요. 문제는 비용이 만만치않다는 점인데, 그래도 이번 여름엔 예년보다 꼭 알찬 시간을 보내게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일반 캠프 몇 개와 이 슬립오버 캠프를 보내게 된 것입니다. 이렇게 캠프를 몇개 보내면서 월 예산이 학기 중보다 크게 오버하게 되었는데 다행히도 큰 아이가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그 중에 상당부분 충당할 수 있게 되어 그나마 적자폭이 많이 줄어들것 같더군요. 앞으로 여름마다 큰 아이는 일터로 내몰아야 할 것 같습니다. 어차피 대학 학비는 네가 벌어서 충당해라라고 지금부터 세뇌하고 있습니다.

주말이 되어 아이를 픽업하러 가서 찍은 캠프장 모습니다. 넓은 녹지와 휴론 호수변이 모두 사유지라서 다른 사람들이 들어올 수 없는 곳이라 안전하다는 평가입니다. 유격훈련장(?)같은 시설물도 있지만 그건 더 나이든 아이들을 위한 것이라 우리 아이와는 관련없을 듯 했고 운영진 숫자도 참 많더군요. 아이는 아주 재미있었다고 합니다. 엄마 보고 싶었냐는 질문에 재밌게 지내느라고 엄마 얼굴을 거의 얼굴을 잊어먹을뻔 했다는 솔직한 대답에 엄마는 실망 반, 만족 반을 느끼는 것 같았습니다. 경제적으로 충분히 여유가 있으면 이번 여름에 한번 더 이런 캠프를 보내고 싶지만 그건 어렵겠고 일반 캠프를 몇 번 보내고 내년에 좀 더 좋은 기회를 갖게 되었으면 하면서 아이를 태우고 집에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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