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둘째아이와 함께 Stoney Creek YMCA 에 운동하러 간 아내가 집에 돌아와서는 나무 한 그루를 심고 왔다고 하더군요. 전혀 알지 못했는데 마침 나무 심기 행사가 YMCA 겸 Community Centre 인 그 곳에서 벌어지고 있ㄹ었다는 것입니다. 아내의 성격상 당연히 거기에 얼굴을 들이밀었고, 또 예정에도 없던 식목일 식수를 하고 왔답니다. 자신은 전혀 아무런 준비를 하지 않았어도 나무 한그루와 삽까지 다 지원을 해 주는데 하지 않을 이유는 없었겠죠. 주최측에서 식수 기념 사진까지 찍어서 다음날 이메일로 보내주었습니다.
지난 겨울은 예전에 비해 정말 포근한 편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봄이 온건지 아직 겨울이 다 안 끝난건지 잘 모르겠더군요. 벌써 여러날 전부터 공원에도, 학교 운동장에도, 그리고 집 앞에도 노랗게 민들레 꽃이 만발하고 있지만 말입니다. 하지만 요즘 며칠간의 날씨를 보면 이제 확실한 봄이 오긴 왔나봅니다. 그래서 이런 행사도 하는 것이겠지요. 저도 간만에 겨울동안 잠자고 있던 Lawn Mower를 꺼내 잔디를 깍았습니다.
그러고 보니 한국을 떠난지는 6년째가 되었고 캐나다에 온지도 3년이 넘었네요. 시간은 참 많이 지난 것 같은데 별로 해 놓은 일, 성사된 일이 없습니다. 물론 영주권도 받고, 집도 사서 이사하고, 아내는 취직하고, 저도 나름대로 임대주택이니 뭐니 하면서 몸부림치고 있지만 아직도 전반적으로 어수선한 느낌입니다. 경제적으로는 아직까지도 한국에서 가져온 돈을 계속 까먹고 있는 상태이고 말이죠. 현재까지도 하강 상태입니다. 이것이 언제나 상승 국면으로 올라갈지는 현재로서는 도무지 알 수가 없습니다.
그래도 나무들은 잘 자라고 있습니다. 큰 아이, 작은 아이.. 둘 다 잘 먹고 잘 자고 잘 자라고 있습니다. 세상이 하수상하여, 우리 부모님들 시절에 흔히들 아이들을 가리켜며 꿈나무라고 하곤했던 것같은 감정까지는 들지 않지만 그래도 이 아이들은 나름대로 꿈을 꾸고 미래를 생각하며 잘 자라라고 기대하며 이곳까지 왔던 것이죠. 아직 어리니까 꿈이 있어야 합니다. 이번에 아내와 아이가 심은 나무도 그런 꿈이 있을라나 모르겠네요. 언젠가는 커다란 나무로 자라서 열매를 맺고 가지를 뻣고 그늘을 드리우는 모습이 될 수도 있겠죠. 그런 마음으로 아이들을 바라보며 살아갑니다. 내가 가을로 접어는 날의 시드는 꽃이라면 너희는 봄날을 맞이하는 꽃망울을 준비하는 새눈이다라고 생각하면 말이죠.
나무 뒤에 있는 아이도 더 잘 성장하길 기대합니다.
On the Internet, nobody knows I’m a dog. <- 너무 웃겨요 ㅎㅎ 늘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TGIF
이제 본색을 드러냅니다. 멍~ 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