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조주택의 종류 – 플랫폼, 발룬, 포스트앤빔

By | 2004-05-24

우리는 주변에서 목조주택이라는 표현을 많이 듣고 있습니다. 목조주택이라고 하는 말을 문자그대로 해석해 보면 당연히 나무를 재료로 써서 만든 집이 되겠죠. 하지만 그것은 나무만 가지고 집을 만들었다는 뜻은 아닙니다. 우리나라 전통 한옥을 가리켜 목조주택이라고 하지만 벽과 천정을 구성하는 대부분의 재료는 흙입니다. 이보다는 육이오 전쟁 이후에 지어졌던 수많은 판잣집들이 오히려 가장 순수한 목조주택이라고 볼 수 있을겁니다. 벽체도 거의 나무 판자로만 지어졌고 지붕도 그러하니까요.

요즘에 교외에서 그리고 시골에서 많이 눈에 띄는 서구식 집들을 일컬어 전원주택이라고 부르고 그 방식을 목조주택이라고들 말합니다. 그런데 전원주택이란 명칭의 유래가 좀 모호하긴 하지요. 대다수의 사람들은 서양식으로 예쁘장하게 지어진 집을 가리켜 그냥 전원주택이라고 부르더군요. 그리고 그것은 당연히 목조주택이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구요. 그래서 서울의 주택가 한가운데에 북미식 목조주택을 짓고 지붕엔 슁글을, 벽에는 사이딩을 두른 집을 보고도 전원주택이라고 부르는 일이 많습니다. 도시건 시골이건 지역에 관계없이 그냥 그런 모양으로 지어진 집을 가리키는 말이 된 것입니다.

사실 목조주택이라고 말하면 그 범위 안에 드는 구조는 여러가지입니다. 우리의 전통 한옥과 수십년전의 판잣집도 다 목조주택이고 일본식 목조주택도 있고 통나무집도 있죠. 하지만 요즘에 목조주택이라고 하면 대표적으로 서구식을 가리키며 특히 그 중에서도 플랫폼 방식의 주택을 주로 말하고 있습니다. 상당히 범위가 줄어든 셈입니다. 왜 하필이면 플랫폼 방식일까요? 몇가지 장점이 있지만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뭐니뭐니해도 만들기 쉽고 비용이 적게 들고 유지 보수 및 개조하기가 용이하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플랫폼 방식은 어떤 구조를 가진 것일까요? 이의 설명을 위해 우선 플랫폼 방식보다 더 먼저 개발되어 사용되었던 발룬 (Baloon) 방식의 주택 모양을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바로 아래 그림과 같은 구조로 뼈대를 만들었습니다. 참고로, 목조주택이라고 해서 벽체를 만들면서 그 벽의 두께만큼 두꺼운 나무판자를 쓰는 것은 아닙니다. 사람의 갈비뼈 모양처럼 생긴 구조를 나무를 가지고 만드는 것입니다.

발룬 구조를 자세히 보셨나요? 그러면 이제 플랫폼 (Platform) 방식을 살펴보겠습니다. 아래의 사진이 바로 플랫폼 방식의 주택입니다.

그림을 자세히 보시고 두 가지 방식 사이의 가장 큰 차이가 무엇인지 확인하셨습니까? 그 차이는 바로 스터드 (Stud), 즉 샛기둥이라고 하는 부분입니다. 벽체의 뼈대를 이루는 목재입니다. 발룬 방식에서는 하나의 길다란 스터드가 1층 바닥에서 시작하여 2층 천정까지 계속 연결되고 있지요? 즉 이 방식에서는 2층짜리 주택을 만들 때 스터드를 세우면 그게 바로 1층 벽체와 2층 벽체를 한꺼번에 만드는 효과가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플랫폼 방식에서는 다릅니다. 2층짜리 주택을 만들 때에도 1층의 스터드 따로, 2층의 스터드 따로 사용합니다. 즉, 그 건물의 1층 바닥과 벽체와 천정을 모두 만든 다음에 그 1층 천장 위에 2층을 만들기 시작하는 것이죠. 그래서 1층의 천정이 바로 2층의 바닥이 되는겁니다. 물론 그건 발룬 방식에서도 마찬가지지요. 아뭏든 아래 사진은 플랫폼 방식 주택을 지을 때 1층 먼저 만들게 되는 상태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사진처럼 만든 다음에 그 위에 2층을 만들기 시작하는데, 그 방식은 1층을 만들 때와 거의 같은 구조로 만들게 됩니다.

잘 기억은 나지 않는데 발룬방식은 19세기 중엽 쯤엔가 개발되어 사용되기 시작한 방식이고 플랫폼은 19세기 말인가 20세기 초인가에 개발되어 현재까지 사용되고 있는 방식입니다. 발룬방식은 현재로서는 사용되고 있지 않고 부분적으로 필요할 때에만 조금씩 응용되고 있을 뿐입니다. 발룬방식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우선 1층과 2층의 높이를 다 합친 길이의 목재를 사용 해야한다는 점인데 요즘엔 그런 목재가 귀해져서 구하려면 가격이 상당히 비싸게 됩니다. 게다가 가령 1층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그 불이 스터드에 옮겨붙어서 2층까지 순식간에 타고 올라가는 안전성의 문제가 있습니다. 반면에 플랫폼 방식에서는 목재의 길이가 짧은 것을 쓸 수 있는 경제성이 있고, 또한 1층에서 일어난 화재가 1층 천정 겸 2층 바닥의 플레이트에 의해 지연되는 Firestop 역할을 해 주는 안전성이 있습니다. 바로 그런 점 때문에 플랫폼 방식으로 완전히 세대교체된 것이라고 합니다.

앞에서의 그림을 보면 용어가 몇가지 나옵니다. 가장 중요하며 가장 많이 듣게 되는 단어는 스터드 (Stud)겠지만 그 밖에도 조이스트 (Joist, 장선), Top Plate 나 Sole plate 등과 같은 용어가 있죠. 구조를 공부하면 더 많은 용어가 나오게 될텐데 아무래도 북미식 주택 구조다 보니 원어를 사용하는게 좋을겁니다.

위에서 보인 발룬 방식이나 플랫폼 방식 주택 등을 일컬어 Light Framed House 등과 같은 식으로 표현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그걸 경량 목구조 주택, 혹은 경골 목조주택이라고들 부릅니다. 비교적 작고 가볍다고 할 수 있는 2×6, 혹은 2×4 등의 목재를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미국에서 사용되는 또 다른 표현으로는 Stick Framed House 라고도 합니다. Stick의 뜻은 막대기니까 막대기를 가지고 만든 집이라는 뜻입니다.

이런 집들을 경량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벽돌집이나 콘크리트집 등에 비해서 상당히 가볍기 때문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그 보다는 같은 목구조 주택이라도 Post & Beam 방식처럼 상당히 굵은 목재를 골조로 사용한 것에 비해 가볍다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포스트 & 빔 방식 주택은 일반적으로 아래 그림같은 구조를 가집니다.

원래 경량 목구조 주택에서는 지붕 구조를 만들기 위해 트러스 (Truss) 구조를 사용하는 것이 마치 표준처럼 되어 있지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고 필요에 따라서는 래프터 (Rafter) 구조를 많이 사용하기도 합니다. 래프터 구조는 위의 Post & Beam 구조 주택에서 보편화된 방식이지만 반드시 거기에만 사용되는 것은 아니지요. 물론 Post & Beam 주택에서 쓰이는 굵은 목재를 플랫폼 방식 주택의 지붕에서 잘 쓰지는 않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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