큼직한 개집 만들기

By | 2003-10-18

저희 집 삽사리가  다음 주 말에 해산 예정이라서 5~8 마리의 새끼와 함께 들어갈 수 있도록 지금까지 쓰던 것보다 훨씬 큰 집을 만들어봤습니다. 아래 사진에 보이는 개가 저희 삽사리 (이름: 싸비) 입니다. 이 녀석 뒤가 지금까지 살던 집입니다. 양평에 이사 오자마자 공구도 별로 없이 거의 맨손으로 지은 집입니다. 그래도 지붕엔 아스팔트 슁글, 벽엔 비닐사이딩으로 마감되어 있는 어엿한 집이죠.

새 집을 만들기 위한 가장 첫번째 단계로서 양쪽 옆 벽면을 만들었습니다. 크기는 110 x 60 센티미터. 2×2 및 2×4 목재에 합판을 붙였습니다.

두 개의 벽체를 90센티미터 띄운 채 마주보고 세우고 나서 바닥을 붙입니다. 아래 사진은 개집의 위아래가 뒤집힌 상태가 되는겁니다. 이때는 단단하게 고정하기 위해 OSB 패널을 썼습니다. 전체를 붙이지 않은 이유는 나중에 바닥을 따로 만들어 넣기 위해서입니다.

바닥을 붙인 뒤엔 개집을 바로 세운 다음, 지붕 골조를 만들어 올립니다. 개집이 크기 때문에 지붕 부분과 벽체 부분은 고정하지 않았습니다. 나중에 이동할 때 지붕 따로, 벽체 따로 하기 위해서입니다.

이제 지붕을 씌웁니다. 무게를 생각해서 OSB 대신 3mm 두께의 판자를 썼습니다. 이게 좀 얇으니까 지붕 골조를 잘 만들어야 휘청거리지 않습니다.

양쪽 지붕면을 못으로 박아 고정한 뒤에, 아스팔트 슁글을 붙입니다. 원래 생각은 비용 및 무게를 감안해서 오일스테인으로 마감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한번 오일스테인을 칠하고 보니 영 폼이 나질 않더군요. 이 녀석 집은 현관 바로 앞에 놓이게 되는데 허름한 판자집처럼 보이니까 예뻐보이질 않았습니다. 그래서 슁글을 붙이기 시작했습니다.

슁글 부착이 끝나고 보니 저녁 8시. 저녁 먹는 시간 빼고 순수 작업시간은 약 두 시간 정도였습니다. 벽면에 사이딩을 붙이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이번만큼은 그냥 두기로 했습니다. 나중에 티크색 스테인으로 마감하기로 했고, 앞의 입구는 곧 여름이 되는 것을 감안해서 크게 오픈시켜 놓았습니다. 겨울이 되면 반쯤 뚤린 판자로 막아줘야겠죠. 개집의 바닥은 동네에서 굴러다니던 팔레트입니다. 빗물도 막고 공기도 통하게 해주려고 사용했습니다.

다른 개집도 소개할랍니다. 저희 집엔 현재 개가 4마리 있습니다. (5마리에서 1마리 감소) 얼마전에 1시간쯤 걸려 간단히 만든 개집입니다. 현재 나이 2개월짜리 발발이 집인데, 분리식 박스 수납장 하나에 직소로 입구를 뚫고 지붕을 만들어 붙인 것입니다. 앞에 보이는 녀석이 집주인인데, 이름이 ‘나리’입니다. 성은 ‘개’씨구요. 개나리죠… 암컷에 어울리는 이름이죠? 다른 개집도 2개 있는데 좀 허접해서 보여드리기가 뭐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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