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이 되면 환경이 생각난다

By | 2003-01-02

한동안 비교적 따뜻한 겨울날이 계속되더니 며칠 전부터는 아예 매일같이 영하 10도 근처를 오르내리고 있다. 일기예보를 보아하니 앞으로 꽤 여러 날 동안 이렇게 동장군의 위세를 견디며 지내야 할 것 같다.

아파트에 살던 때는 이런 추운 날에도 속옷만 입고 또 창문까지 약간 열어두어야 할 정도로 방이 더운 경우가 많았다. 일반 주택에 살 때도 저렴한 가격의 도시가스로 난방을 하다 보니, 집 안에서는 정말 추운 줄 모르고 살았다. 그럼에도 난방비는 그리 많이 들지 않았으니 겨울만큼은 도시생활이 편한 게 사실인가 보다.

이제 서울보다 더 추운 곳에서 아파트도 아닌 단독주택에 살면서 새롭게 생겨난 고민거리가 어떻게 겨울을 날까하는 것이다. 이 집에 설치돼 있는 기름보일러를 서울에서 살던 실내 온도가 될 만큼 가동한다면 한달 난방비가 30만원으로도 모자랄 것 같다. 그래서 장작난로를 설치해서 틈틈이 나무를 때고 있다. 또 가스난로도 하나 얻어다가 비상용으로 준비해 놓았다. 보일러는 온도가 올라갈 때까지 시간이 좀 걸리고 장작 난로도 제대로 불이 붙으려면 적지 않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반면, 가스 난로는 점화 즉시 난방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단순하게 난방에만 주력하는 것은 바보같은 일이다. 일단 데워진 공기를 최대한 외부로 배출하지 않는 것, 즉 단열도 난방 못지않게 중요하다. 창문은 이중창은 아니지만 복층 유리를 끼웠다. 처음 집을 지을 때 일반 창호대신 시스템 창호라는 것을 설치했다면 훨씬 더 단열이 잘됐겠지만 비용 상승이 만만치 않아서 포기했다.

실내온도 설정은 18도 내지 19도 정도로 맞춰놓았다. 이 정도면 어지간히 추위를 타는 사람만 아니라면 생활하는데 별 문제가 없는 정도이다. 아쉬운 것은 집터의 방향인데 만약 이 집이 해가 아주 잘 드는 높은 지대의 정남향이었다면 햇빛 덕분에 난방 효과가 훨씬 더 컸을 것이다. 또 집 자체의 단열 처리 또한 더 잘 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미련도 남아 있다.

위에 언급한 사항들은 모두 일반적인 것들로서 주택의 난방과 단열에 관심있는 사람들은 주택을 건설할 때 많이 신경쓰고 있는 사항들이다. 그런데 필자의 집에는 보통의 주택에서 쓰지 않는 장치가 하나 달려있다. 바로 HRV(Heat Recovery Ventilation), 즉 열교환식 환기 장치이다.

외부로 열이 빠져나가지 않게 단열을 확실히 하다 보면 생기는 문제가 실내공기 오염문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일반적으로는 집안의 창문을 활짝 열어서 환기하곤 한다. 하지만 이럴 경우엔 환기를 마친 뒤에 다시 실내온도를 높이기 위해 적지않은 난방비가 소모된다. 그러다 보니 하루에도 몇 번씩 환기를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따라서 정 못 참을만할 때만 환기를 하는 셈이다.

HRV는 이런 문제를 해결해 준다. 실외 공기를 집안으로 들여보내고 기존의 실내공기를 외부로 뽑아주는데, 단순히 공기만 유통시키는 것이 아니라 외부로 배출되는 실내 공기의 열에너지를 뽑아서 외부에서 들어오는 찬 공기에 전달해주는 기능을 한다. 따라서 비록 실외 온도가 영하 10도라도 해도 공기가 열교환기를 통해 집안으로 들어올 때는 충분히 데워지는 것이다.

열효율이 90% 이상되므로 충분한 단열이 되는 셈이고, 원하는 때는 언제나 신선한 외부공기를 숨쉴 수 있으니 금상첨화격이라 하겠다. 또 에너지 절약의 극대화를 통해 환경보호에도 일조하게 되는 것은 물론이다.

컴퓨터를 사용함에 있어서도 에너지 절약을 통해 환경보호에 동참할 수 있다. 일정 기간 사용하지 않을 때 PC가 스탠바이 모드로 들어가게 할 수도 있고, 그보다 더 오래 사용하지 않는다면 슬립모드, 혹은 파워다운 모드가 될 수도 있으며, 가장 효과가 큰 것은 하이버네이션 모드라는 것도 있다.

하지만 이런 마더보드의 에너지 절약 방법은 그리 잘 사용되고 있지 않은 것 같다. 필자가 주로 사용하는 데스크톱 PC에서는 스탠바이 모드조차도 제대로 동작이 되지 않고 있는데 마더보드의 하드웨어와 운영체계, 그리고 그 안에 설치되어 있는 확장카드들이 서로 완벽하게 맞아떨어지지 않아서인지 스탠바이 모드로 한 번 들어가면 다시는 깨어나지 못한다. 그나마 노트북 컴퓨터에서는 확실하게 작동하고 있긴 하지만, 전력소모가 많은 데스크톱 컴퓨터만큼의 에너지 절감효과는 보지 못할 것이다.

그래도 모니터의 경우에는 슬립모드가 대부분의 경우 잘 작동되고 있어서 다행이다. 17인치 CRT 모니터는 정상 동작 시에 보통 80와트 정도의 전력을 소모하는데 슬립모드로 들어가면 5와트를 넘지 않으니 꽤큰 이득이 되는 셈이다. 물론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을 때는 무조건 꺼버리는 것이 가장 확실한 절전 방법이겠지만 현실적으로는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모니터는 컴퓨터와는 달리 부팅이 필요없어 단 몇 초만에 사용이 가능하지만, 일일이 끄지 않고 이런 슬립모드를 이용하기만 해도 충분한 효과가 있을 것이다. 액정모니터 또한 슬립모드를 활용할 경우에 절전효과가 크다. 15인치 LCD 모니터는 정상 동작 시 약 30와트를 소비하며, 슬립 모드에선 1∼2와트 정도만 소비할 뿐이기 때문이다.

PC 본체의 경우엔 불안한 면이 많아서 권장하기 어렵지만 모니터라면 전혀 안정성의 문제없이 에너지 소비를 줄일 수 있다. 주변에서 보면 적지 않은 사람들이 모니터의 슬립모드를 전혀 활용하지 않고 있다.

그대신 스크린 세이버 프로그램이 돌아가면서 만들어내는 현란한 그림이 화면을 장식하고 있다. 그럼으로써 CPU도 계속 돌아가고 모니터도 켜있게 되는데 조금만이라도 에너지 절약에, 나아가서는 환경보호에 일조하는 마음에서 신경을 써주는 게 어떨까 싶다.

집의 난방비도 줄이고 전기세도 줄이는 것은 비용면에서는 아주 적은 것일 수도 있겠지만 그 모든 작은 노력이 합해지면 우리 자연 환경이 제 모습을 유지하는 데에는 적지 않은 힘이 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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