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에서 이사하기 [4]
미국.태국.캐나다 생활 2010/08/01 14:03이사를 마친지 여러 날이 지났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방 3개 가운데 Master Bedroom의 오르내리창 (Hung Window)은 열리긴 하지만 손을 떼면 그대로 내려와 버린다. 할 수 없이 나무조각으로 받쳐서 열린 상태를 유지시켰다. 아파트 관리인에게 수리를 요구했더니 이 창은 수리는 어렵우므로 교체해야하지만 너무 오래된 종류라서 교체할 물건을 찾을 수 없을 것이라고만 했다. 물론 비용을 들이면 새것으로 통째 교환할 수 있는 일이지만 이 아파트 관리회사에서는 그런 돈을 들일 생각은 없을 것이다. 같은 단지의 다른 집들을 보면 해준다 해준다 하면서 한달, 두달 지나 1년씩 방치해 놓기도 한다니까 말이다. 토박이 캐나다인들은 이런 경우에 대처할까 궁금하다. 아마도 오래된 타운하우스를 이정도 렌트비에 살고 있으므로 그냥 알아서 고쳐쓰던지 그냥 참고 살 생각을 하는게 아닐까도 싶다.
실내 조명은 정말 40년전에 처음 설치했던 것으로 보일만큼 오래된 것들이다. 이것들을 교체해주긴 했는데 한국에서는 실외등이나 창고 안에 씀직한 것들로 바꿔줬다. 전구는 기존에 내가 새로 달아놓았던 전구형 형광등을 빼고 일반 백열등을 달기에 내가 에너지 절약을 위해 전구형 형광등을 달아야한다고 했더니 기존 것보다 더 소형의 전구형 형광등들을 잔뜩 가져다줬다.
이사온지 며칠 안되어 싱크대 아래의 수납장에 물이 새는걸 발견했다. 머리를 넣고 살펴보니 싱크대 상판의 Sink Bowl 테두리 부분이 다 썩어서 그리로 물이 흘러내려오는 것이었다. 수납장에 넣어두었던 그릇들을 다 치우고 관리인에게 수리를 요청했더니 며칠뒤에 사람을 보내와서 기존 상판을 떼어내고 새것으로 달았다. 말만 새것이지 스타일은 원래 있던 것과 똑같아서 40년전에 설치한 것이라고 해도 믿을 수 있을 정도다. 아래의 왼쪽 사진이 기존에 있던걸 떼어낸 모습이다.
이사오자마자 죽은 쥐를 발견한 것은 지하 세탁실의 세탁물 건조기 (Laundry Dryer) 배기구 안에서였다. 이때문에 배기구를 집 안팎에서 살펴봤는데 집 밖으로 열풍을 내보내는 덕트 관에 덮개가 달려있지 않았다. 아마 이곳을 통해 쥐가 들어왔다가 연통 아래로 떨어지면서 꼼짝달싹 못하게 되었고 건조기를 가동하면서 그대로 미라 (Mummy)가 되어버렸나보다. 아래 왼쪽이 우리집의 배기구 상태이고, 오른쪽 사진은 덮개(Dryer Vent Hood)가 달려있는 옆집의 배기구 모습이다. 이것도 일찌감치 관리인에게 설치를 요구했지만 지금도 덮개 없이 사용하고 있다.
아직 수리할 것들이 많지만 그일들에만 매달려 있을 수는 없다. 가족들이 정상적인 일상을 보낼 수 있도록 내부정리와 설치작업도 함께 병행해야 한다. 이제까지 아파트에 살면서는 지하실이 없었지만 이제 타운하우스로 이사를 오면서 지하에 세탁실과 함께 다용도로 쓸 수 있는 방이 하나 더 생긴 셈이라 그것들을 제대로 활용해 보기로 했다. 우선 지하방은 주로 딸내미의 놀이터로 이용할 수 있도록 장난감들을 늘어놓았다.
그리고 나머지 부분은 소파를 놓고 오디오 설치를 해놨다. 기존에 사용하던 TV는 1층 거실에 놓았고 지하방에선 오디오로 주로 음악을 듣는 용도이다. Bell TV 위성 수신기가 2개인데 그 중 하나는 TV용으로, 나머지 하나는 여기 지하방의 오디오에 연결해서 24시간 아무때나 장르별로 채널을 선택해서 음악을 들을 수 있다. 몇개 채널을 시험해보니 분위기상 재즈 음악 채널이 가장 어울리는듯했다. 집에서 안 쓰고 있던 노트북 컴퓨터도 여기에 연결했다. 내가 수집했던 MP3 파일들을 모두 그 안에 복사해 놓고 원하는 음악을 선택해 들을 수 있게 되었다.
지하의 절반은 세탁실 겸 창고이다. 세탁기, 건조기, 온수탱크 등과 함께 선반 등이 들어가 있다. 아내는 집안에 세탁기와 건조기가 들어와 있는 것에 대해 꽤나 좋아한다. 아파트 살던 시절에는 엘리베이터를 통해서지만 그래도 6층에서 1층까지 세탁물을 들고 오르내려야 했고 한번에 할 수 있는 양이 너무 적어서 많은 경우엔 하루 3 번을 해야하는 때도 잦았는데 이젠 그런 고생을 안해도 되서다.
비록 손바닥만한 크기지만 그래도 명색이 뒷마당인지라 그 공간의 활용도 필요하다. 마침 JYSK 에서 Sun Shade를 25불에 할인하고 있어서 그걸 사다 설치했다. 바람에 날려가지 않도록 각 모서리를 Fence 에 일일이 묶어뒀고 콘크리트 바닥에도 드릴로 구멍을 뚫어서 Anchor Bolt를 끼운 다음, Sun Shade의 다리를 고정해줬다.
펜스로 둘러쌓인 자그마한 뒷마당이 있는 덕분에 전에는 실내에 두어야했던 접이식 빨래걸이를 밖에 내놓을 수 있게 되었다. 한국으로 돌아가는 집에서 얻어온 어린이용 장난감 파라솔-의자 셋트도 가져다 두었고, 내친김에 개당 7불짜리 플라스틱 의자 2개와 15불에 세일을 하는 Garden Table도 하나 사다 놓았더니 제법 구색이 갖춰져 보인다.
아파트에 살던 시절에는 Satellite Dish를 달 수 있는 장소였던 베란다가 북쪽을 향하고 있었기 때문에 남쪽을 향해 Dish를 달아야하는 위성방송을 이용하지 못했다. 이제 새집에서는 Bell 위성방송을 가입할 수 있게 되어 2년 사용 약정 조건으로 2개의 위성단말기를 무료로 받고 최초 6개월은 무료로 사용하는 서비스에 가입했다. Bell 위성 TV 용 접시 안테나는 그 회사에서 와서 설치했고... 나는 조그만 에어컨 하나를 사와서 작은 방 창문에 설치했다.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씩 너무 더운 날이 있는데 그때는 가족들이 이 방에 한데 모여서 잠을 자고 있다.
물론 아직 할일들, 해결할 것들이 여전히 남아있지만 그래도 이젠 어지간히 안정되게 생활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앞으로 이곳에서 1년을 살지 몇년을 살게될지 모르는 일이지만 그래도 최소한으로 어느 정도는 꾸며가면서 나름대로 번듯하게 살아야겠다는게 우리 가족의 생각이다. 어디가서 살더래도 단순 생존 모드보다는 알찬 생활 모드를 추구하며 살 일이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