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날씨가 맘에 안든다

미국.태국.캐나다 생활 2009/06/24 09:03

지난 2월에 처음 이곳 캐나다 온타리오주에 왔을 때 우선 놀란 것이 곳곳에 엄청나게 쌓여있는 눈이었고 그 다음은 기온이었다. 첫날 최저 기온이 섭씨 -22도인 것에는 그냥 그런날도 있겠지 싶었지만 그 기온이 며칠씩 계속 되고 낮기온도 영하 5도 근처까지 올라간 것이 그나마 포근해진 정도였으니 할 말 다한 셈이다. 캐나다 북부도 아니고 캐나다 동부지역에서도 가장 남쪽 가까이 있는 이 지역에서 그러하니 캐나다 서부 해안지방을 제외한 다른 곳은 정말 얼마나 더 춥고 눈이 많이 오는 것일까. 내가 이런 얘기를 하면 이곳 캐나다 토박이들도 자기들도 당연히 지겹다고 긍정하면서, 그래도 여름은 참 아름답고 즐길만 하기 때문에 참고 산다고 말하기도 했다. 초여름이 된 6월 중순의 기후를 보면 거의 가을 날씨나 마찬가지였는데 6월 하순으로 가면서 이제 겨우 여름같이 느껴지는 날이 간간히 있지만 여름은 7월에서 8월까지의 두달 밖에는 안 되는 것 같다. 게다가 실외수영장들도 열지 않은 곳이 더 많은 것 같다. 남쪽으로 약 40분 정도 차로 떨어져 있는 5대호 중의 하나인 Lake Erie 에 가도 물이 차서 수영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 그럼에도 대형 매장에서는 수영용품 같은 여름 상품들로 가득 차 있으니 이건 좀 호들갑이 아닌가 싶기까지 하다. 물론 모두 이곳에서 나름대로 만족해서 살면 누가 뭐라 할일은 아니겠지 싶다.

아래 사진은 처음 이곳에 와서 애들을 입학시키려고 갔던 학교 옆의 주차장 모습이다. 학교 건물 안에 들어갔더니 복도는 온통 아이들이 입고와서 벗어 걸어놓은 방한복과 눈부츠로 가득차 있었고 아침에 모든 아이들이 각자 그걸 벗어서 정리하는 것도 만만치 않은 일이었고 오후에 그걸 다시 입고 건물을 나서는 것도 꽤나 어수선해 보였다. 집에서도 마찬가지로 한번 밖으로 나가려고 하면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외출 준비를 하는 것이 꽤나 귀찮아서 어지간하면 밖으로 나가게 되질 않았다. 익숙해지면 괜찮을 것이라고는 하지만 구태여 이런 것에 익숙해지면서까지 이곳에 집착할 이유가 꼭 있는 것일까. 큰 도로는 눈이 올 때마다 계속 쓸어내고 영화칼슘을 뿌려대서 별 문제가 없었지만 작은 도로는 겨울 몇달간을 거의 빙판길 상태로 있어야 하는데 이 때문에라도 외출을 삼가하게 된다. 이런 것에 익숙해지더라도 그걸 몇달간 계속 해야한다면 지겨울 수 밖에 없겠다. 이곳 사람들은 그래서 더더욱 여름을 반기게 되는 것 같다. 하지만 우리 가족에겐 최소한 아직은 지겨운 일이다.

어차피 한국에서 해외이주라는 것을 선택해서 캐나다까지 온다면 자신이 최대로 만족해 할 수 있는 곳으로 가는게 당연할 것이다. 잘 모르고 왔다가 기후 또는 다른 요인들에 맞지 않는 것을 알게 되었다면 그냥 거기에 적응하기보다는 더 늦기 전에 다시 최종 정착지를 선택하는게 맞지 않을까 싶다. 어차피 우리가 이곳에서 태어난 사람들도 아니고 어쩔 수 없이 삶이 터전으로 삼아 오랜 동안 살아온 것도 아닌데 무슨 미련을 가질 필요가 있겠는가. 지구 반대편에서 여기까지 머나먼 길을 온 것에 비하면 이 안에서 조금 더 움직이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너무 늦기 전에 다시 한번 신중히 생각해서 결정을 해 볼 일이다.

2009/06/24 09:03 2009/06/24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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