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와 문화의 아웃사이더가 되는건가
Rumination 2009/03/31 05:13"얼맙니까?"
"3천5백원이십니다."
(나: 윽....) 그런데 옆에서 다른 손님이 조제약을 받으면서 묻는다. "아침 저녁 약 구분이 없나요?" "예, 아침 저녁 똑같은 성분이십니다." (나: 아악....)
사실 약국에 들르기 전에 한 일은 롯데마트에서의 쇼핑이었는데 거기서도 돈을 지불하면서 내가 들었던 표현이 "여기 할인권있으세요.." 라는 말이었다. (그때도 불편했음)
이제 집에 들어와 인터넷으로 대천김을 주문하려다 오늘 발송마감이 몇시인지 물어보려고 전화를 걸어 문의를 했는데 들은 대답이 "인터넷 주문은 오후 1시까지고, 전화 주문은 오후 4시가 당일발송 마감시간이십니다."
미치겠다. 존대말의 어법이 왜 이렇게들 변해버렸지? 왜 물건에다 존대표현을 붙이는걸까. 어차피 어제 오늘 처음 듣기 시작한 것도 아니고 오다가다 한두번 듣는 표현도 아니지만 오늘은 짧은 시간안에 집중적으로 귀에 들리다보니 어찌해야할 바를 모르겠다. 다른 사람들은 그냥 특별히 의식하지 않고 살고 있는걸까? 내가 언어 오류에 너무 민감한 것인지도 모른다. 지난 2년 가까이 외국에서 지내고 있는 사이에 어느새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어법이 그렇게 전방위적으로 바뀌어 버렸을 수도 있다. 그래서 다들 무감각해졌을지도 모른다. 어차피 언어는 세월에 따라 바뀌어가는 것일테니 그냥 세태를 받아들여야 할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최소한 지금으로서는 그런 표현법을 듣는다는게 너무도 거북하다. 며칠 뒤면 또 다시 해외로 나가서 몇달 후에 돌아올 것이고, 내년부터는 아예 더 긴 시간을 나가있게 될지도 모르는데 난 아마도 몇년뒤에는 더 큰 문화적 단절감을 느끼게 될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다른 사람들은 나더러 오히려 '오버'한다고 비난할 것 같기도 같다. 언어적으로나 문화적인 면에서건 나는 점점 더 대세로부터 멀어지는게 아닌가 싶다. 결국 이건 어쩔 수 없이 아웃사이더로 밀려날 수 밖에 없는 나의 모습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결코 내가 원하는 길이 아니건만..